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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전 연 MB “국민소득 3만 달러 걸맞은 정치 해달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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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첫 서예전 ‘스며들다’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균형을 되찾고 여백을 채우기 위해 붓을 들었다”며 “영광과 아픔, 잘잘못을 넘어 시공간의 의미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첫 서예전 ‘스며들다’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균형을 되찾고 여백을 채우기 위해 붓을 들었다”며 “영광과 아픔, 잘잘못을 넘어 시공간의 의미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뉴시스]

“저는 중동 사막, 시베리아 벌판 등 안 가본 곳이 없고, 험난한 과정을 다 봤다.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되면 노사 문화와 정치도 바뀌는 걸 확실히 봤다. 예외가 딱 하나, 대한민국이다. 노사 문제와 정치 문화가 잘 바뀔 수 있도록 해나갔으면 좋겠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생애 첫 서예전 ‘스며들다’ 개막식에서 “정치인이 와 있으니 한마디 하겠다”며 한 얘기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한 달 후 주말이 되니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소위 ‘광우병 사태’가 터졌다. 그리고 1년이 있으니깐 이번엔 세계 금융위기가 닥쳤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면서 “사실 참 힘들더라”고 토로하고 “저는 그때부터 시간 나면 서예를 하기 시작했다”며 붓을 든 계기를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지에서 서예를 하면서 마음을 달랬다. 미운 마음이 사랑으로 바뀌고 지금은 따뜻한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그가 말한 ‘오지’는 구속돼 있었던 기간을 뜻한다. 특히 광우병 사태와 관련해선, 지난해 수감 중 광주의 고등학생으로부터 받은 편지도 소개했다. ‘초등학생 땐 이 전 대통령이 미국 소고기를 수입해 우리를 다 죽이려 한다고 생각했는데, (고3이 된) 이제는 모든 걸 깨달아서 사과의 편지를 쓴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이 전 대통령은 “편지를 받곤 ‘아,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겠다’고 느꼈다”며 “학생에게 ‘꺾이지 않고 올바른 생각을 계속 가지면 언젠간 큰 뜻을 이룰 것이다. 너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겠다’고 답장했다”고 덧붙였다.

서예전에는 2013년 2월 퇴임 후 10년간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서예 작품 97점이 전시됐다. 취임 첫해인 2008년 신년 화두였던 ‘時和年豊(시화연풍·나라가 태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을 비롯해 재임 시절 연설문, 시문(詩文), 성경 말씀 등을 서예로 옮긴 작품이다. 2010년 천안함 폭침 희생 장병을 추모하며 했던 말인 ‘천안함 46용사들이여!’와 같은 한글로 쓴 작품도 있었다.

이날 행사엔 부인 김윤옥 여사와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맹형규 이명박재단 이사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MB계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이, 국민의힘에선 권성동·김학용·조해진·류성걸·윤한홍·이달곤·김병욱·박정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언론계와 재계에선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정몽규 HDC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이 자리했다. 전시회는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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