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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하는 가계대출…은행 5.4조 늘 때, 제2금융 2.8조 줄었다

중앙일보

입력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과 비은행 대출 온도차도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주로 은행에서 이뤄지다 보니, 은행권 대출 증가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은행 주담대 5.7조원 늘어

13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부 대출 창구 앞을 이용객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부 대출 창구 앞을 이용객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모든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0월과 비교해 2조6000억원 증가했다. 10월 증가 폭(6조7000억원)보다는 둔화했지만,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4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체 가계 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전월 대비 5조7000억원 증가했다. 10월 증가 폭(5조7000억원)과 동일하다. 한국은행 집계 방식으로는 오히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지난달 더 확대됐다. 한은에 따르면 전달 대비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5조8000억원 증가하면서 10월(5조7000억원) 증가 폭보다 1000억원 더 늘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주담대 증가 폭은 줄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쉽게 꺾이지 않으면서, 전반적인 가계대출 관리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내년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 시작하면, 주택 구매 수요가 더 몰릴 수 있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다만, 금융당국과 한은은 주택담보대출이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전월과 유사한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6~9월과 비교해 증가세가 둔화했고 대부분 무주택자 대상 정책성 대출, 집단 대출 등 실수요자 위주”라고 했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전월 대비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액(5조7000억원) 중 4조6000억원은 주택도시기금(3조7000억원)과 정책모기지(9000억원)에서 나왔다. 은행 자체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1조1000억원에 그쳤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한은은 최근 부동산 거래량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꺾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이 확대한 것에 대해 한은은 “주택매매 관련 자금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입주 물량 증가 등으로 잔금수요가 확대한 영향”이라고 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8조원 감소

반대로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10월과 비교해 2조8000억원이 줄었다. 10월 감소 폭이 5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소세가 크게 확대한 것이다. 상호금융권(-2조8000억원)과 저축은행(-1000억원) 등에서 가계대출이 크게 줄었고, 보험업권만(1000억원) 소폭 늘었다.

통화 당국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르면 역(逆)마진 가능성에 대출 창구를 닫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다시 높아지는 연체율 때문에 제2금융권이 대출 확대를 꺼리고 있는 점도 가계대출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가계대출 관련 금융위원회는 이날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유관기관과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를 가졌다. 금융위는 “주택시장 및 시중금리 추이 등에 따라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다시금 조정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면밀한 모니터링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필요한 제도개선 과제를 지속 발굴·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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