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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억은 10년뒤 받을테니 팀 보강" 오타니가 먼저 제안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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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9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야구 경기에서 7회 아웃된 뒤 덕아웃으로 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9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야구 경기에서 7회 아웃된 뒤 덕아웃으로 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29)가 메이저리그 LA다저스와 연봉의 97%를 10년 뒤에 받는 파격적인 계약을 맺은 배경이 공개됐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12일(현지시간) “오타니의 에이전트는 오타니가 왜 다저스와의 역사적인 계약에서 많은 금액을 지연지급으로 받기를 원했는지를 밝혔다”며 오타니 선택의 이유를 전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네즈 발레로는 오타니가 “팀이 이기기 위해 더 좋은 기회를 갖도록 내 연봉 전액을 나중에 받으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발레로는 메이저리그 노사단체협약(CBA) 조항을 살펴봤지만 선수가 연봉을 얼마나 유예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제한은 없었다고 한다. 유일한 조항은 선수가 최저연봉을 받아야 한다는 것뿐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선수들이 지급 유예 조항을 넣더라도 대체로 10~20% 수준이고, 많아도 50%를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타니의 제안은 이례적이다. 발레로는 “정상급 선수 누구도 이런 계약을 맺은 적은 없다. 오타니가 얘기를 꺼냈을 때 조사해봤지만, 어떤 것도 이와 같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타니와 7년을 함께했다. 이제 나는 그가 하는 일에 놀라지 않는다”면서 “왜냐하면 그는 항상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9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야구 경기 1회초 덕아웃에서 통역사와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9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야구 경기 1회초 덕아웃에서 통역사와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발레로는 “오타니가 하는 모든 일은 독특하고 여러모로 깊이 고려한 결과다. 온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만이 팀의 경쟁을 돕기 위해 ‘나는 (연봉이) 필요 없다’고 말한다”며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기보다 팀의 승리를 위해 보조적 역할을 하는 선수로서 합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오타니는 LA다저스와 계약하면서 총액 7억 달러(약 9240억원) 중 97%를 10년 뒤부터 받기로 해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오타니가 다저스에서 뛰는 10년간 실제로 받는 금액은 2000만 달러(263억원)에 불과하다. LA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2023시즌 오타니의 연봉은 3000만 달러(395억원)였다.

오타니가 연봉을 크게 줄이면서까지 LA 다저스와 계약한 건 우승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오타니의 연봉을 추후에 지불하면 구단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확보해 오타니에게 줄 돈을 다른 선수들에게 쓸 수 있다. 선발투수 영입이 필요한 다저스는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의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다저스와 오타니의 협상 과정을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오타니가 계약서에 다저스에 지연지급으로 얻는 이득을 팀 전력보강에 사용하겠다는 구체적인 조항을 원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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