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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루수 홈런왕 노시환, 최정 계보 잇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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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노시환이 11일 코엑스에서 열린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노시환이 11일 코엑스에서 열린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노시환(23)의 롤모델은 최정(36·SSG 랜더스)이다. 둘은 수비에선 3루수, 타석에선 오른손 거포라는 공통점이 있다.

신예 노시환과 베테랑 최정은 올 시즌 중반부터 홈런왕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결국 홈런 31개를 친 노시환이 29개의 최정을 제치고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했다. “최정 선배님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온 노시환에게는 감격스러운 결과였다.

지난 11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그랬다. 노시환은 3루수 부문에서 총 291표 중 245표(84.2%)를 휩쓸어 최정(16표)을 제치고 데뷔 후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그는 “올해 최정 선배님을 넘기 위해 달려온 덕분에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선배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최정을 향한 노시환의 여정은 올해가 그 출발점이다. 최정은 이미 홈런왕을 3차례(2016·2017·2021년)나 차지한 한국 대표 홈런 타자다. 통산 홈런 458개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467개)에 이어 2위다. 골든글러브도 8번이나 수상했다. 한대화 전 한화 이글스 감독과 함께 역대 최다 수상 3위이자 3루수 부문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정

최정

그런 그에게 ‘포스트 최정’으로 불리는 노시환의 성장은 기분 좋은 자극제다. 최정은 올해 KBO 시상식에서 장타율 상을 받은 뒤 “내가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해서) 장타율을 까먹지 않은 덕분에 이 상을 받게 됐다. 다치지만 않았어도 노시환이 홈런·타점·장타율 3관왕에 올랐을 텐데 그 점이 미안하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노시환 역시 그 장면을 유쾌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는 “최정 선배님이 나를 언급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롤모델인 동시에 내 경쟁상대가 돼주셨기 때문에 내가 이 자리까지 왔다”며 거듭 고마워했다.

노시환은 올해 꿈같은 한 해를 보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 국가대표 4번 타자로 활약했다. 연말엔 꿈에 그리던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다. 그는 “어릴 때 ‘저 글러브는 진짜 황금일까’ ‘내가 프로 선수가 되면 저 상을 받을 수 있을까’ 상상하곤 했다. 막상 현실이 되니 실감이 안 난다”며 “앞으로 3루수 최다 기록을 넘어 10개(역대 최다 수상)를 채워보고 싶다”고 했다. 충분히 도전할 만한 목표다. 최정은 프로 7년 차에 첫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노시환은 올해 프로 5년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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