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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고정금리 내려가는데...1%P 높은 변동금리 몰린 까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일 서울 시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모습.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 시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모습.연합뉴스

미국 금리가 정점이라는 인식에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쭉쭉 내려가고 있다. 상반기엔 0.1%포인트 차에 불과하던 주담대 변동금리와의 격차는 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신규 대출자라면 당장은 고정금리가 유리하겠지만 내년 하반기쯤 변동금리가 더 빠르게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66~5.66%다. 약 일주일 전(4일)까지 6%대이던 금리 상단이 5% 중반까지 내려왔다. 하단도 5곳 중 신한은행을 제외한 4곳이 3%대다.

미국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거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고정금리의 준거가 되는 금융채 5년물(AAA) 금리는 지난 11일 기준 4.066%로 10월 말 연고점(4.810%)을 찍은 이후 하향 안정세다. 한국은행이 연 3.5% 수준인 기준금리를 7연속 동결하며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고 있지만 채권금리에는 별다른 영향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65~6.65%로 고정금리에 비해 상ㆍ하단 모두 약 1%포인트 높다. 주요 은행의 예금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는 3.97%로 9월(3.82%)에 이어 2개월 연속 올랐다.

오는 15일 발표되는 신규취급액 코픽스 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엔 10월 자금조달 비용이 반영되는데,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예금은행이 취급한 4%대 정기예금 비중은 57.2%로 2007년 1월(70.3%) 이후 16년 만에 최대였다.

하지만 최근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는 소비자들은 더 늘고 있다. 당장은 고정금리가 유리하겠지만 내년에 변동금리가 더 빠르게 내려갈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은행권 주담대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24.8%에서 32.8%로 늘었다. 지난해 11월(35%)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9월 장기 고정금리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취급이 일부 중단된 만큼 11월 변동금리 비중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관건은 향후 변동금리가 얼마나 빠른 수준으로 하락할지 여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선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보고 있는 만큼 주택담보대출처럼 장기간 운용할 자금은 변동금리를 택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본다”며 “변동금리가 단기간에 내려가긴 어렵더라도 시장금리와 괴리된 상태로 계속 가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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