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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시간 혼잡한 지하철만 탔다…러 남녀의 수상한 한국관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8일 오후 5시 10분쯤 서울 지하철 을지로3가역에서 피해자가 하차하는 과정에서 이들 일당이 지갑을 빼내는 장면. 뉴시스

지난달 8일 오후 5시 10분쯤 서울 지하철 을지로3가역에서 피해자가 하차하는 과정에서 이들 일당이 지갑을 빼내는 장면. 뉴시스

출퇴근 지하철 안이 혼잡한 틈을 타 소매치기 행각을 벌인 러시아인 일당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정지은)는 A씨(40대 남성)와 B씨(40대 남성), C씨(30대 여성) 등 러시아인 남녀 3명을 지난 7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1일 관광 비자로 함께 입국한 뒤 서울 지하철 3호선과 9호선 등 혼잡 노선에서 승·하차를 반복하며 여성 승객들의 지갑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달 4일과 8일 2명의 여성으로부터 현금과 상품권 등 시가 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사실을 확인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지인 사이인 이들은 입국 전부터 범행을 모의했고, 현장에서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 명이 피해자가 전동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막아서고 다른 사람은 피해자를 뒤따르며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는 사이 나머지 한 명이 가방에서 지갑을 빼내는 수법을 썼다.

주로 에코백 등 잠금장치가 없는 가방을 든 승객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하철에서 지갑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잠복·미행에 나선 경찰에 닷새 만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당초 관광 쇼핑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했다고 진술했으나 9일 동안 무려 45시간이나 지하철에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와 범행 장면이 녹화된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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