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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옆집 합숙소 임차' 이헌욱 GH 전 사장 검찰 송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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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GH 사장을 지낸 이헌욱 변호사. 경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GH 사장을 지낸 이헌욱 변호사. 경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재임 시절 이 대표 자택의 옆집을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합숙소로 전세 임차 계약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은 이헌욱 전 GH 사장이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이 전 사장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 경기도청 5급 별정직 배모씨의 청탁을 받아 이 대표 자택 옆집을 직원 합숙소로 구하게 한 정황을 포착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업무상 배임) 위반 혐의로 이 전 사장과 GH 자회사 대표, 현 GH 직원 2명 등 총 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전 사장 등은 지난 2020년 8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의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자택 바로 옆집(200.66㎡·61평)을 전세금 9억5000만원에 2년간GH 직원 합숙소로 신규 전세 임차 계약하도록 지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전 사장이 이 대표의 자택 옆집을 전세 임차하라는 지시를 내린 배경에 배씨의 청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GH 합숙소로 쓰이기 전엔 80대 집주인 김모씨의 아들 가족이 거주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후 수사 과정에 이 대표 내외, 배씨와 친분이 있던 집주인 김씨가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배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배씨가 이 전 사장에게 해당 집을 합숙소로 계약해달라고 부탁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배모씨가 지난해 8월30일 수원지법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이다. 당시 경기남부경찰청은 배씨에 대해 업무상 배임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배모씨가 지난해 8월30일 수원지법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이다. 당시 경기남부경찰청은 배씨에 대해 업무상 배임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뉴시스

이 전 사장과 배씨는 청탁을 주고 받은 사실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 전 사장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검찰에 송치했고, 배씨의 청탁 행위에 대해선 과태료 부과 사안으로 판단해 경기도에 통보했다.

이 사건은 지난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해 2월 GH 합숙소가 이 대표의 당시 대선 선거 캠프로 쓰였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국민의힘이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GH 성남 합숙소가 선거 사무소로 쓰인 정황은 없다고 결론짓고 지난해 8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불송치 결정했다.

경찰은 다만 이 전 사장 등이 기존 경기 동부 권역에서 근무하는 GH 임직원을 위한 개별 숙소가 있었는데도 이재명 대표의 옆집을 임차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에 대해선 수사를 지속해왔다.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받은 수원지검은 공공수사부에 이 사건을 배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GH가 기존 숙소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새로 합숙소 전세 임차 계약을 맺었는데, GH 재정이나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예산을 사용하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혐의가 있다고 판단, 사건을 송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사장은 6월 이 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내년 4월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엔 성남분당갑 지역구 출마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사장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임기 성남FC와 주빌리은행 고문변호사를 맡았으며,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1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인재영입 1호로 분당갑에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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