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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집단 암 걸린 '尹공약의 땅'…685억 쏟아 생태숲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충남 서천의 옛 장항제련소 오염정화구역(브라운필드·Brown Field) 일원에 생태 숲이 조성된다. 이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정과제로 전액 국비를 들여 추진한다.

 충남 서천의 옛 장항제련소 일대 브라운필드(산업시설 폐쇄지·오염된 지역)에 생태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연합뉴스

충남 서천의 옛 장항제련소 일대 브라운필드(산업시설 폐쇄지·오염된 지역)에 생태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연합뉴스

11일 충남도에 따르면 최근 열린 기획재정부 제6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장항 국가습지복원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통과했다. 장항 국가습지복원사업은 옛 장항제련소(1936∼1989년) 운영 과정에서 오염된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장항리·화천리 일원에 습지 28만5000㎡를 복원하고, 22만9000㎡ 규모로 생태숲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4만5000㎡ 부지에 전망시설도 설치하게 된다.

국비 685억 투입, 자연환경 복원 사업

예타 통과에 따라 환경부는 내년부터 2029년까지 6년간 685억원(전액 국비)을 투입, 옛 장항제련소 주변 오염정화지역에서 자연환경 복원 제1호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비는 애초 913억원에서 685억원으로 228억원가량이 줄었다. 앞서 환경부는 2013년부터 옛 장항제련소 일대 중금속 오염토지 110만4000㎡를 매입, 2020년까지 오염정화 작업을 진행했다.

브라운 필드 재생 프로젝트는 미국·일본·영국 등 선진국에서 추진돼왔다. 영국은 고령토 폐광 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온실을 만들기도 했다.

장항제련소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 조선총독부가 건설, 1945년까지 운영했다. 1947년부터 1971년까지는 국가 직영으로 운영됐다가 이후 민간으로 매각된 뒤 1989년 폐쇄됐다. 이곳에서 생산한 구리와 납·주석 등은 한국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폐쇄된 뒤 제철소 운영 과정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토양과 농작물을 오염시키면서 주민들에게 집단으로 암이 발병하는 등 문제가 나타났다.

토양 정밀조사결과 비소(As)는 최고 491.6ppm까지, 카드뮴은 13.8ppm, 구리는 3856.7ppm, 납은 2097.1ppm, 니켈은 180.7ppm, 아연은 962.8ppm까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서천의 옛 장항제련소 일대 브라운필드(산업시설 폐쇄지·오염된 지역)에 생태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사진은 서천 스카이워크와 멀리 보이는 제련소 굴뚝. 연합뉴스

충남 서천의 옛 장항제련소 일대 브라운필드(산업시설 폐쇄지·오염된 지역)에 생태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사진은 서천 스카이워크와 멀리 보이는 제련소 굴뚝. 연합뉴스

정부는 2009년부터 옛 장항제련소 토양오염 개선 종합대책을 수립한 뒤 환경부 주도로 2020년까지 주변 토지 매입과 정화사업을 진행했다. 충남도와 서천군도 2019년부터 매입 부지에 대한 토지이용계획을 세우고 환경부도 장항 오염정화토지 활용 방안을 마련했다. 이어 충남도와 환경부, 서천군이 지난해 장항 국가습지복원사업 계획을 확정했고 이 사업이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김기웅 서천군수 "폐 산업공간 재생모델 만들 것" 

김기웅 군수는 “오염토지 국가습지복원사업 예타 통과로 오염으로 버려진 아픔의 공간이 생태복원을 통한 희망의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폐 산업공간 재생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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