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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5000% 인플레 갈수도" 아르헨 밀레이, 취임식서 개혁 예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일(현지시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10일(현지시간) 하비에르 밀레이(53)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밀레이 대통령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퇴임하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으로부터 어깨띠를 넘겨받았다.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도 별도로 취임 선서를 했다.

취임선서에서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국민은 압도적인 변화에 대한 열망을 표명하며, 과거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을 확실히 했다”며 “베를린 장벽의 붕괴가 세계 역사의 전환점이 된 것처럼 이번 선거가 아르헨티나 역사의 전환점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현 상황에 대해 “편안한 거짓말이 아닌 불편한 진실을 말해야 한다. 이보다 더 나쁜 유산을 받아 든 정부는 없다”며 “인플레이션이 매년 1만 5000%에 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추후 수개월은 경제가 나아지는 것이 아닌, 더 악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개혁 과정에서 당분간은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으며, “취임 초기 경제 활동, 고용, 빈곤층 및 빈곤층의 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아 밀레이 신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PA=연합뉴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아 밀레이 신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PA=연합뉴스

다만 밀레이 대통령은 “이 나라를 새로운 시대로 이끌기 위해 악전고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이를 위해 “GDP 5%에 달하는 공공 부문 재정 조정을 비롯해 강력한 경제난 극복 정책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경제 개혁 외에도 경제난에서 비롯된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르헨티나는 피바다가 돼 범죄자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닌다”며 “더는 범죄자와 마약 밀매업자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라카예포우 우루과이 대통령 등 주변국 정상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등이 참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도 자리했다. 한국에서는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특사로 참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에 방문해 밀레이 신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에 방문해 밀레이 신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유주의 경제학자 출신인 밀레이 대통령은 극우 성향으로 평가된다. 아르헨티나의 경제난 속에 지난 8월 대통령선거 예비선거(PASO)에서 깜짝 1위를 했고, 지난달 19일 결선투표에서 좌파 집권당의 세르히오 마사(52) 전 경제장관을 11.3%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전기톱을 들고 선거 유세에 나서는 등 행보로 광인(El Loco)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국가 개혁에 대한 강한 열망을 지닌 아르헨티나 국민의 선택으로 하원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지 2년여 만에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날 퇴임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키르치네르 전 부통령(2007∼2015년 대통령 재임)은 취임 행사 참석 과정에서 자신을 향해 야유하는 시민들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욕설을 했다고 현지 일간지인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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