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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생 여성 임원 전진배치, 대기업들 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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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해 각각 첫 여성 사장,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탄생시킨 삼성과 LG에 이어 롯데가 여성 CEO 수를 역대 최다로 늘리며 여성 리더십 강화 기조를 공고히 했다. 다른 기업들 역시 1970~80년대생 여성 ‘별’들을 새롭게 전진 배치했다. 중후장대 산업이나 최고위층에서 여성 등용은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10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올해 정기 인사에서 여성 임원 확대 방향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6일 인사에서 국내 첫 부동산 자산운용 여성 CEO로 알려진 김소연(55) HL리츠운용 대표를 롯데리츠의 자산관리회사인 롯데AMC 대표(전무)로 영입했다. 여성 임원 비중도 7%에서 8%로 늘었다. 이로써 지난해 합류한 신한은행 출신의 김혜주(53) 롯데멤버스 대표(전무), 지난 9월 프라다코리아에서 영입한 신민욱(50) 롯데GFR 대표(전무)까지 여성 CEO는 역대 최다인 3명이 됐다. 롯데 관계자는 “2012년 첫 여성 임원 배출 이후 여성 인재 직무 다양화, 여성 리더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 등 여성 인재 육성에 힘써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여성 부사장 승진 2명, 상무 승진 6명 등 여성 인재를 발탁했다. 지난해 첫 여성 부사장 두 명을 배출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는 올해 이소란(53) 해외상품사업부장이 승진하며 여성 부사장 수가 늘었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34)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을 포함한 8명의 여성 임원을 신규 선임했다. LG는 지난해보다 두 명 많은 8명의 신임 여성 임원을 승진 발령했다.

올해 선임된 여성 임원들은 1970년대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1980년대생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소프트웨어(SW) 전문가도 주목받고 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롯데의 승진 여성 임원, 신규 선임 여성 임원은 모두 1970년대생이다. 상무보에서 승진한 조기영(45) 롯데미래전략연구소 상무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여성으로서 드물게 주로 전략과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신세계는 이보영(51) 신세계 브랜드사업본부장 겸 신세계인터내셔날 브랜드사업본부장 전무, 이희종(49) 조선호텔앤리조트 조선팰리스 총지배인 상무, 하수진(45) 신세계프라퍼티 디자인랩 담당 상무 등 올해 신규 여성 임원 모두 1970년대생이다.

정혜순(48)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부사장은 무선사업 한 우물만 파며 SW 개발을 담당해왔다. 박수현(52) LG전자 SoC센터 상무는 차별화한 SW 솔루션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80년대생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SK에서는 오너가(家)인 최윤정 본부장 외에도 1983년생인 이혜연(40) SK텔레콤 변화추진2담당과 81년생인 서은규(42) SK수펙스추구협의회 HR지원담당이 80년대생이다.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매출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수는 439명으로 지난해보다 8.9% 늘었다. 전체 임원의 6%에 해당한다. 약 20년 전인 2004년에는 불과 13명이었으며 2013년 처음 100명(114명)을 넘어섰다.

중앙일보 자체 조사 결과 10대 그룹 중에서는 신세계의 여성 임원 비율이 13%로 가장 높았다. 롯데 8%, LG그룹 7%, 삼성전자 6%(올해 3분기 기준으로 올해 인사 미반영), SK그룹 5.6%였다. 하지만 자동차와 조선·철강 등 중후장대 기업들의 여성 임원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포스코그룹과 HD현대그룹은 각각 2.5%, 0.7%였으며 현대차는 4.4%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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