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용 여전히 탄탄…“피벗 늦춰지나” 물가 발표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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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오는 12~13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은 12일 발표될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가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나타내며, 물가 상승 둔화세가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면서다. 지난 8일 미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 고용이 19만9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10월 수치(15만 명)와 시장 전망치(18만5000명)를 모두 웃돈다. 헬스케어(9만9000명)·레저 및 숙박(4만명) 등에서 고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전미 자동차노조 파업 종료 영향도 컸다. 지난달 실업률은 3.7%를 기록해 10월(3.9%)에 비해 떨어졌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이는 내년 상반기 Fed가 기준금리 조기 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장 기대를 한풀 꺾었다. 탄탄한 고용시장으로 인한 임금 상승세는 견조한 소비로 이어져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들어 고용이 큰 폭으로 늘고 실업률이 다시 떨어지는 건 Fed의 우려를 키우는 요소로 풀이됐다. 실제로 내년 3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65%까지 내다봤던 CME페드워치는 고용지표 발표 이후 인하 가능성을 43%로 낮췄다.

그러나 이번 고용지표가 물가상승 압력을 크게 자극하지 않을 거란 해석도 있다. 임금상승률이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소폭 웃도는 것에 그쳤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를 기록해 예상치(0.3%)보단 높았지만, 전년 대비로는 예상치와 같은 4%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용 시장이 견조함에도 불구하고 구인 수요가 분명히 둔화하고 있다”고 봤다.

노동생산성도 개선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있다. 올 3분기(7~9월) 비농업 부문 노동 생산성은 전년 대비 2.4% 상승해 두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생산성이 낮아지면 생산량을 메우기 위한 고용을 늘릴 수밖에 없어 고용 비용이 늘어나는 반면, 생산성 개선은 고용 비용을 안정시키고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는 요소가 된다. 시트 인베스트먼트 어소시에이츠의 브라이스 도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임금이 전년 대비 4% 오르는 가운데 생산성이 2% 증가한다면, 기업은 임금인상분을 메우기 위해 물건 가격을 2%만 올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노동통계국]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노동통계국]

완만한 임금 상승세가 소비자의 구매력을 어느 정도 받쳐주면서도, 물가 상승세가 지속해서 완화한다면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 시장은 1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 증가해 10월(3.2%)에 이어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견조한 고용시장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 둔화세가 이어진다면 골디락스 시나리오에도 가까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Fed는 물가 안정세가 더욱 명확해지기 전까진 시장 낙관론을 경계할 가능성이 크다. 이달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5.25~5.5%)에 동결하면서도 기준금리 인하 논의는 아직 섣부르단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0.3%로 전망돼 10월(0.2%) 수치를 소폭 웃도는 데다, 전년 대비 상승률도 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 등에서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률 목표(2%) 도달을 위한 마지막 고비를 맞고 있다”며 “근원 물가가 다시 끈질기게 떨어지지 않는 건 아닌지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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