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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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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학교수들이 2023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라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견리망의가 396표(30.1%)를 얻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10일 전했다.

원래 논어 헌문편에는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뜻의 ‘견리사의(見利思義)’라는 말이 등장하지만, 올해의 사자성어는 이와 정반대 말인 견리망의가 선정됐다.

견리망의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중어중문학과)는 “지금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 정치란 본래 국민을 바르게 다스려 이끈다는 뜻인데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개인 생활에서도 분양사기, 전세사기, 보이스 피싱 등 사회가 견리망의의 전시장이 된 느낌”이라며 “올해는 교육에서도 내 아이 편익을 위해 다른 아이나 선생님의 피해를 당연시하는 사건이 많이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2위는 335표(25.5%)를 얻은 ‘적반하장(賊反荷杖)’이 꼽혔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을 선택한 교수들은 “전 정부 탓만 하며 합리화하기 급급하다” “최고위, 또는 고위 책임자가 하위자나 외부 세력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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