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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지 월급 4배 준다…귤 수확철 제주 온 귀한 손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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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2030, 노랗게 익은 ‘감귤 앞으로’

지난 5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의 한 농장에서 감귤 수확 작업 중인 베트남 근로자. 사진 농협제주본부

지난 5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의 한 농장에서 감귤 수확 작업 중인 베트남 근로자. 사진 농협제주본부

“고령화로 ‘수눌음’(제주 품앗이)은 옛말이 됐는데, 멀리서 온 베트남 젊은이들 덕분에 올해 감귤밭 수확을 잘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하례리에서 2만㎡(6000평) 규모의 감귤농장을 운영하는 문진식(51)씨 말이다. 짧은 기간 일손이 반짝 필요할 때 소규모 농가를 돕는 계절근로자 제도가 효과를 보이고 있다.

9일 농협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에는 현재 베트남 남딘성(省南定) 출신 2030대 청년 41명이 계절근로자(E-8 비자)로 입국해 있다. 지난 11월 비행기만 5시간가량 타고 제주에 온 이들은 내년 3월까지 서귀포 위미농협 조합원 농가에서 일한다. 위미지역은 제주 감귤 주산지 중 한 곳이다.

월급이 베트남 현지 최소 ‘4배’

지난 5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의 한 농장에서 감귤 수확 작업 중인 베트남 근로자. 사진 농협제주본부

지난 5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의 한 농장에서 감귤 수확 작업 중인 베트남 근로자. 사진 농협제주본부

베트남 청년들은 대체로 대우에 만족해하는 모습이다. 하례리 또 다른위미농협 조합원 농장에서 일하는 쩐티밍(39·여)은 “제주에서 받은 월급이 (고국) 베트남보다 훨씬 많았다”며 “내 생활비를 빼고 나머지 돈은 입원 중인 남편과 자녀 3명이 있는 고향으로 송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를 몰라 언어적인 소통이 조금 힘들지만, 제주도 농장분들과 농협 직원들이 정말 친절하게 대해줘 고향 친구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제주도 내 감귤 수확 인력의 일당은 내국인 기준 남성 15만원, 여성 9만5000원 수준이다. 베트남 계절근로자 일당은 남성 11만원, 여성 7만5000원으로 내국인과 차이 난다. 하지만 계절근로자들이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평균 180만원(실지급액 기준) 정도로 베트남 현지 임금(30만~40만원)보다 최소 4배 이상 높다는 게 농협 측 설명이다. 계절근로자와 농가 모두 임금 면에서 만족할 수 있는 이유다.

“외국인, 일손 부족 제주농촌 귀한 손님”

지난 5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의 한 농장에서 감귤 수확 작업 중인 농장주 문대오(왼쪽)씨와 베트남 근로자 황옥민씨가 수확한 감귤을 들고 웃고 있다. 사진 농협제주본부

지난 5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의 한 농장에서 감귤 수확 작업 중인 농장주 문대오(왼쪽)씨와 베트남 근로자 황옥민씨가 수확한 감귤을 들고 웃고 있다. 사진 농협제주본부

외국인 근로자 만족도가 높다 보니 이날 현재까지 이탈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위미농협은 지난 10월 베트남 현지에서 무단이탈 가능성을 점검했다. 혹여나 일하다 향수병이 나타나진 않을지, 근무 환경이 적성에 안 맞진 않을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고 한다.

위미농협 김은주 경제상무는 “제주 농가도 처음에는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무단이탈을 우려해 신청을 꺼렸지만, 작업 능력과 품성 등이 검증되면서 최근에는 예약이 꽉 찰 정도”라고 했다.

농협 제주본부는 NH열린옷장 사업을 활용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겨울옷을 선물하고, 서귀포시농축협운영협의회에서는 기금을 지원했다.

윤재춘 농협 제주본부장은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은 일손이 부족한 제주농촌에 와준 귀한 손님”이라며 “이들이 친척 집에 온 것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공동 숙소를 마련해주고 휴일 문화체험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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