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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거머쥐나…등판 임박 원희룡·한동훈 연말에 풀어야 할 것

중앙일보

입력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월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월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정치권에서는 “내년 4·10 총선에선 중도·무당층을 잡는 당이 승리한다”는 말이 정설로 통한다. ‘비호감 대선’으로까지 불렸던 지난 대선 구도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중도·무당층 비중이 4년 전보다 더 커졌기 때문이다.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자는 27%였다. 갤럽 조사에서 무당층은 최근 6개월 동안 25~32%에 달했다. 21대 총선을 앞둔 2019년말~2020년초의 무당층이 20%선이었던 것에 비하면 많이 늘었다. 특히 무당층 가운데 중도층이 38~40%를 차지했다.

여권에서는 총선 출마가 임박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두 사람을 앞세우면 중도층이나 무당층 표심을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8일 갤럽의 ‘장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장관은 16%, 원 장관은 2%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한동훈 법무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한동훈 법무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일단 새 인물이 오면 사람들이 확 모이는데, 특히 수도권 중도층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두 사람도 중도 확장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했다. 원 장관은 지난 4일 “정치 일선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게 된다면 보수 통합과 중도 확장 역할을 최우선에 둘 생각”이라고 밝혔고, 한 장관도 선거판에 뛰어든 뒤 중도지향 메시지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두 사람이 보여준 정책 능력도 중도층이 주목하는 요소다. 원 장관은 재임 기간 ‘건폭(건설노조 폭력)과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해결했고 주택공급·전세사기대책 등 민생 관련 이슈를 이끌었다. 한 장관은 마약근절·이민관리청 설치를 대표 정책으로 삼았다. 영남권 초선 의원은 “건폭이나 이민청 모두 장기적 관점에서 꼭 해야 할 일인데 이전에는 아무도 못했던 사안 아니냐”며 “경제에 관심이 많은 중도층이 상당히 호응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1월 20일 충남 공주시 유구읍 추계1리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들과 현장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1월 20일 충남 공주시 유구읍 추계1리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들과 현장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두 사람의 숙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한 장관은 야당 의원과의 설전 과정에서 보인 특유의 화법에 비호감을 느낀 중도층이 적지 않다. 익명을 원한 중진 의원은 “합리적인 보수층에서도 한 장관이 국회에서 가볍게 처신했다는 지적이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 장관의 경우 그의 적극적인 스타일이 자칫 정치적 공방을 야기할 수도 있다. 원 장관은 지난 4일 경주의 한 장로 모임에서 신앙 간증을 했는데,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야당 공세를 받았다.

향후 정국도 관심거리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연말 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밀어붙일 때 두 사람이 얼마나 방어를 잘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선봉에 서서 ‘민생이 아닌 정쟁’이라며 확실한 역공을 펴야 중도층도 어느정도 설득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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