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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경상수지 68억달러 흑자, 2년 만에 최대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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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8호 03면

수출이 14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10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분명해졌다”며 올해 연간 300억 달러, 내년 490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8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68억 달러 흑자로, 지난 5월부터 6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흑자 규모로는 2021년 10월 79억 달러 흑자 이후 2년 만에 최대다. 다만 1∼10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33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73억8000만 달러)의 약 85%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은은 연간 전망치인 300억 달러 흑자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nam.miga@joongang.co.kr

그래픽=남미가 기자 nam.miga@joongang.co.kr

경상수지 흑자를 이끈 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다. 10월 상품수지는 53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이후 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인데, 1년 넘게 ‘마이너스’이던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한 영향이 크다. 상품 수출은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1년 2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관세청 통관 기준 10월 수출액은 승용차(21.0%), 석유제품(17.7%)을 중심으로 증가했고 반도체(-4.8%), 화공품(-5.0%) 등도 감소 폭이 둔화하는 추세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1월에는 반도체 수출액도 10.8% 증가로 전환한 만큼 수출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비스수지는 12억5000만 달러 적자로, 9월(-31억9000만 달러)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다. 만년 적자인 여행수지(-6억4000만 달러) 적자 폭이 9월(-9억7000만 달러)보다 축소된 영향이다. 중국 관광객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지만 동남아·일본 방한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공백을 일부 메웠다.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27억7000만 달러)는 전월(15억7000만 달러)보다 커졌다. 본원소득 중 배당소득이 국내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 증가로 18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덕분이다.

경상수지가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건 지난해 2~7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한은은 내년에도 IT(정보기술) 경기 개선, 외국인 입국자 수 확대에 힘입어 490억 달러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동절기 난방 에너지 수입액,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 중국의 저성장 지속 여부 등은 여전히 변수다. 이 부장은 “경제상황에 따라 흑자 규모가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지만 경상수지 흑자 흐름은 분명해졌다”며 “내년 수출도 자동차·반도체에 힘입어 연간 9%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든 ‘불황형 흑자’ 논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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