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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4.5% 이자 받고 2%대 청년 대출, 중장년 역차별 우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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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8호 13면

청년 주택·금융정책 쏠림 심화

내년에 ‘통 큰’ 청년정책이 시행된다. 연 1~2%대의 금리로 집값을 빌릴 수 있는 청년 대출과 신생아특례대출이 새롭게 도입된다. 연 4.5%의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청약통장도 출시된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청년들의 교통비 부담을 덜어줄 ‘3만원 청년패스’도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청년층을 향한 정부와 정치권의 구애는 2030세대의 결혼과 출산을 지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포퓰리즘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지원 대상이 ‘나이’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세대 간 역차별이라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달 24일 ‘청년 내집마련 1·2·3’ 정책을 발표하면서 최대 연 4.5%의 이자를 주는 청약통장과 더불어 이와 연계한 연 2%대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약속했다. 내년 2월 출시 예정인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은 만 19~34세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이 통장은 이자도 이자지만, 통장으로 청약을 받아 집을 사면 2.2~3.6%의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차별점이다.

정부가 이와 함께 내놓은 신생아대출도 최저 1%대 금리로 9억원 이하 주택 매입 시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혼인 여부에 상관없이 출산하면 혜택을 주며, 금리는 1.6%~3.3%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청년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응원하고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로 가기 위한 파격적인 주택·금융 정책”이라고 했다.

야당인 민주당도 이에 뒤쳐질세라 맞불을 놨다. 최근 ‘3만원 청년패스’ 제도를 야심차게 들고 나왔다. 관련 예산 2900억원을 단독으로 증액한 데 이어, 이재명 대표가 직접 간담회까지 열어 여론전에 나섰다. 3만원 청년패스는 청년이 월 3만원짜리 정액권을 구매하면 수도권의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청년만 혜택을 주냐”는 역차별 논란이 일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하겠다며 ‘5만원 일반국민 데이패스’ 카드도 꺼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청년 중심의 정부나 야당 정책으로 인한 역차별 논란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특히 무주택 중년층은 정부의 정책지원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초중고 학생을 키우는 맞벌이 무주택자들이 신혼부부 집주인에게 전세 살면서 청약점수를 쌓으라는 건가. 청약제도에 있어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들로부터 좌절감이 들지 않게 개선해 달라”는 40대 청원인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신혼특공 비율을 기존 10~15%에서 20~30%로 두 배 높이고 소득 요건을 대폭 완화하면서 기존 청약통장으로 가점을 쌓던 중장년의 당첨 기회가 크게 떨어지게 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 들어서 청년 중심 정책은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윤 정부는 지난 3월 청년 특공을 새롭게 도입했다. 청년 특공은 소득세를 5년 이상 납부한 19~34세 미혼 청년에게 공공주택 특별공급 물량을 우선 공급하는 제도다. 전체 공공주택 공급 예정 물량 중 청년 비중도 단연 압도적이다. 윤 정부는 2027년까지 공급 목표인 공공주택 50만 가구 중 무려 34만 가구를 신혼부부와 미혼 청년 등 20~30대 청년층에 배정하기로 했다.

이처럼 정치권이 2030세대(18~39세)를 집중 공략하는 것은 이들이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30세대는 전체 유권자 중 약 34%(21대 총선 기준)를 차지하지만, 선거의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대로 꼽힌다. 기성세대에 비해 특정 정당에 쏠리지 않은 무당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몰린 세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20대는 어느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 비율이 약 40~50%에 달하며,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관련 정책을 쏟아내는 실질적 속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택·금융 정책은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생애주기와 주거 형태 분석 등에 따른 심층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고 조언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도 중·장년층(만 40~64세) 행정통계’에 따르면, 주택을 소유한 중·장년층(884만4000명) 비중은 43.8%다. 중장년 10명 중 6명은 무주택자인 셈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결혼과 출산율 하락이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해도 나이를 기준으로 혜택을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2030세대가 아니라고 해도 처음 집 살 때나 결혼할 때는 혜택을 주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청년 내 집 마련 1·2·3’ 정책이 아닌 ‘생애최초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1·2·3’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박근혜 정부 때 논란을 빚은 ‘빚내서 집 사라’의 청년판, 혹은 시즌2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춰 시중 금리를 끌어 내린 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확 푼 바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신생아 특례대출은 저출생 문제 해결이 아니라 부채를 동원해 집값을 부양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빚내서 집 사라 대신 공공임대주택을 대거 공급해 20년 이상 부담가능한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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