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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억 아파트, 7억 내려 유찰…"영끌족 지쳤다" 경매시장 비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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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건수가 크게 늘어났다. 낙찰가율과 낙찰률, 응찰자 수 역시 일제히 위축되며 부동산 경매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8일 발표한 '2023년 11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는 282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보다 7.6%,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8.6%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달보다 3.3%포인트 떨어진 80.8%를 기록해 7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낙찰률은 37.8%로 전월보다 2.0%포인트 떨어졌고, 평균 응찰자 수는 0.3명 줄어든 6.0명이었다.

지지옥션은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아파트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신규 경매와 유찰이 동시에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경매지표. 지지옥션

서울 아파트 경매지표. 지지옥션

서울 지역의 아파트 경매는 281건으로 올해 5월 이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6년 5월(291건)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대치다. 낙찰가율은 전달 대비 6.0%P 내린 80.7%를 기록했다. 낙찰률은 28.5%로 전달보다 2.0%P 올랐으나 여전히 2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고, 평균 응찰자 수도 전달 대비 0.3명 줄어든 5.5명에 그쳤다.

지지옥션은 “서울의 낙찰가율 상승을 견인하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마저 위축되면서 전체 낙찰가율이 큰 폭으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서초구 서초동 ‘서초3차대림이편한세상’ 전용 158㎡는 감정가가 26억5000만원이었지만 2번 유찰끝에 19억3000여만원에 낙찰됐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 136㎡는 감정가 23억2800만원이었지만 1회 유찰된 19억8119만원에 새 주인이 정해졌다.

은행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아파트는 집주인이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면 임의경매로 넘어간다. 임의경매는 법원 판결 없이 은행 대출 시 등기부에 설정한 근저당에 근거해 진행되는 경매절차를 말한다. 최근 대출 상환이 어려워진 차주가 늘면서 근저당권자에 의한 임의경매 개시결정 신청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날 법원 등기정보광장 부동산등기 신청현황에 따르면 지난 4일 집합건물 기준 서울 임의경매개시결정은 올해 11월 448건이다. 지난해 같은달(219건)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경기지역은 11월 1181건으로 지난해 같은달 550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인천 역시 11월 329건으로 지난해 268건에 비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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