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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 골프공’ 변경에…“장타 줄면 흥행 우려” vs “골프 매력 되살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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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영국 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골프공 비거리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사진 픽사베이]

영국 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골프공 비거리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사진 픽사베이]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의 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7일(한국시간) 새로운 골프공의 성능 규정을 확정 발표했다.

무엇보다도 골프공 거리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즉, 스윙스피드가 시속 125마일(약 201㎞), 발사각 11도, 백스핀 2200rpm으로 공을 쳤을 때 볼의 거리는 317야드(오차 3야드 허용)를 넘기면 안 된다. 새로운 규정은 프로골퍼의 경우 2028년, 아마추어는 2030년부터 적용된다.

R&A와 USGA는 새로운 규정을 적용할 경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비롯한 남자 선수들은 9~11야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등의 여자 선수들은 5~7야드 정도 거리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 골퍼들의 경우 거리가 줄어드는 수치는 5야드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타자일수록 거리 손실이 크다. R&A와 USGA는 볼 스피드가 시속 183마일(295㎞)을 넘는 선수라면 드라이버 거리가 13∼15야드 줄어들 것으로 봤다.

USGA는 2028년 이후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면 현재 시판 중인 골프볼의 약 3분의 1가량이 ‘사용 불가’라고 해석했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타이틀리스트 프로 V1, 브리지스톤 투어 B, 스릭슨 Z스타, 캘러웨이 크롬소프트, 테일러메이드 TP5 등 투어용 프리미엄 골프볼은 2028년부터는 대부분 사용금지 대상이다.

두 기관은 샷 거리 제한 규정을 프로골퍼 등 엘리트 선수에게만 적용하려다가 당초 계획을 바꿔 일반 아마추어 골프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두 기관은 “골프 규칙 이원화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래서 아마추어의 골프볼도 규제하게 됐다”고 밝혔다.

잭 니클라우스나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는 이런 거리제한 규제에 찬성하는 쪽이다. 샷 거리가 너무 많이 늘어남에 따라 환경을 파괴하고, 골프 고유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반면 대부분의 선수는 부정적이다. 이번 규제는 농구에서 덩크슛을 막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장타가 줄어들면 골프 흥행에도 타격이 될 것이라고 여긴다.

아마추어의 골프볼 성능을 제한하는 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마추어 골퍼는 거리가 짧아서 고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골프 규정을 지키지 않는 비공인 골프볼 사용자만 늘어나게 하는 결과를 낳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기관은 샷 거리를 줄이기 위해 드라이버의 성능도 들여다보고 있다. 헤드 페이스의 스프링 효과와 넓은 스위트스폿으로 인해 높아진 관용성에 대해 제한을 둘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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