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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초반 실패의 주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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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32강전〉 ○ 신진서 9단 ● 왕싱하오 9단

장면 2

장면 2

장면②=대국장은 경기도 고양시의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 높은 천장 아래 바둑판이 띄엄띄엄 놓여있고 창밖의 풍경은 잔잔하게 우수에 젖어있다. 오늘은 32강전 둘째 날. 모든 관심이 이 한판으로 집중되고 있다. 세계 최강자와 중국 최강 신예의 대결.

신진서는 서두르지 않고 백1에 둔다. 내 진영을 키울 것이냐, 상대 진영을 삭감할 것이냐. 삭감한다면 그 타이밍은 언제가 최적인가. 백1을 본 왕싱하오는 즉각 흑2로 뛰었고 신진서는 3을 하나 선수한 뒤 비로소 5로 날아간다.

AI의 참고도

AI의 참고도

◆AI의 참고도=AI의 추천수 중에 묘한 그림이 눈에 띈다. 백△의 붙임에 흑1, 3으로 두는 수. 흑9를 선점하기 위한 임기응변인데 화려하고 위력적이다. 하나 흑1, 3은 소위 ‘아마추어적 수법’이라 프로들은 거의 두지 않는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백△에 흑의 응수는 다양하다. 왕싱하오는 흑1로 위쪽을 지켰고 신진서는 백2로 짚어 하변을 삭감한다. 모두 AI의 블루 스폿이거나 비슷한 수들이다. 한데 여기서 흑의 중대한 실착이 등장했다. 당연하게 여겼던 흑5의 꼬부림, 이 수가 초반 실패의 주역이 될 줄이야.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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