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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선거, 친중파 점령…야당후보 출마 봉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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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홍콩에서 친중 성향의 신민당 구의회 선거 출마자가 선거운동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홍콩에서 친중 성향의 신민당 구의회 선거 출마자가 선거운동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오는 10일 홍콩에서 지방의회선거 격인 구의회선거가 민주진영 후보의 출마가 봉쇄된 가운데 친중파 후보 일색으로 치러진다. 지난 2020년 7월 국가보안법이 발효되면서 ‘애국자’에게만 출마 자격이 주어진 탓이다.

지난 5월 개편된 선거법은 직선제로 선출하는 구의회 의석을 2019년 452석에서 88석으로 줄였다. 직선제 투표에 의한 의석을 5분의 1로 줄이고 행정장관이 179석의 임명직 의원을 지명하도록 바꿨다. 기존 452개 지리적 선거구를 44개로 통합했다. 출마 희망자는 관제 조직인 지역위원회, 범죄근절위원회, 소방위원회의 추천을 받도록 조치했다. 결국 범민주진영에서 출마를 신청한 8명이 모두 탈락했다고 홍콩프리프레스(HKFP)가 보도했다.

앞선 2019년 11월 구의회 선거에선 민주당 등 범민주파가 452석 중 86.7%인 392석을 석권했다. 이에 베이징은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내세워 행정장관·입법회·구의회 선거를 차례로 무력화시켰다.

홍콩 시민은 무관심으로 대응했다. 홍콩청년단체(HKFYG)가 최근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변이 15.9%에 그친 반면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45.9%에 이르렀다고 홍콩프리프레스(HKFP)가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이번 12·10 구의회 선거는 홍콩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단면 중 하나다. 4년 전과 비교하면 홍콩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홍콩 정부통계처가 발행한 통계연감에 따르면 외국인 홍콩 방문객은 2019년 5591만명에서 2022년 60만5000명으로 98.9% 감소했다. 신생아는 2019년 5만3000여명에서 2022년 3만2501명으로 38.5%p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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