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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팔에 ‘관절 센서’ 달아 자유자재로…내시경 카메라도 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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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올해 기업공개 최대어인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 꼼꼼한 품질 관리로 총 7차례의 테스트를 거친 다음 제품 출하가 이뤄진다. [사진 두산로보틱스]

올해 기업공개 최대어인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 꼼꼼한 품질 관리로 총 7차례의 테스트를 거친 다음 제품 출하가 이뤄진다. [사진 두산로보틱스]

지난 5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두산로보틱스 본사 2층. 사람 팔 모양처럼 생긴 이 회사 로봇들의 시연이 한창이었다. 눈길을 끈 것은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이었다. 복강경 수술 시 내시경 카메라를 사람 대신 붙잡고 있는 역할을 하는 솔루션이다. 몸 안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만큼 정교한 움직임이 필수적이다. 조이스틱을 이용한 원격 통제도 가능하다. 기존엔 2~3명의 의사가 수술실에 들어와 장시간 내시경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 하는 작업이었다.

공장 내부는 먼지 한 톨 없는 카페에 가까웠다. 이곳에선 사람의 팔 모양을 닮은 협동로봇을 연간 2200대가량 생산한다. 사람 대신 힘들고 고된 반복 동작을 수행하는 로봇이다.

두산그룹은 상대적으로 늦은 2015년 로보틱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시작은 늦었지만 현재 국내 1위, 세계 4위로 평가받는다. 올해 기업공개(IPO) 기업 중 최대어로 꼽힌 이유다. 7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5조3000억원이 넘는다.

기존 로봇의 약점을 보완하는 기술 혁신에 집중하면서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이 회사가 만든 로봇엔 관절부에 해당하는 부분에 ‘토크 센서(Torque Sensor)’가 적용돼 있다. 대상 물체의 움직이는 방향을 측정해 다양한 동작 수행이 가능하다. 이런 덕분에 정교한 힘 제어는 물론, 형태에 끼워 맞추기 등 비정형 동작이 가능하다.

꼼꼼한 품질 관리와 제품 자체의 심미적 우수성도 자랑거리다. 유려한 외관 덕에 샤넬·디올 같은 명품 업체들도 이 회사 제품을 플래그십 매장 등에 설치해 사용 중이다. 이 회사 제품은 완성 이후 총 7번의 품질 테스트를 거친다. 완성 후에는 13시간 이상의 시운전을 거친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생산 과정 중에 불량이 발생하면 아예 다음 생산 공정에 이르지 못하도록 과정이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 측은 이날 공장 공개와 동시에 신규 협동로봇 솔루션도 대거 공개했다. ▶단체급식 ▶복강경 수술보조 ▶공항 수하물 처리 ▶레이저 용접 등이다. 솔루션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는 의미다. 이 회사 류정훈 대표는 “결국 인구가 줄어들고, 그와 관련한 노동비용이 지속해서 오르는 만큼 로봇 수요는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 효율성 제고와 규모 확대를 위해 수원공장 2층에 자동화셀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자동화셀은 협동로봇과 사람이 함께 협동로봇을 만드는 설비다. 자동화셀이 도입되면 생산 효율성이 지금보다 38%가량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생산 규모 역시 현재의 두 배로 키울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3분기 매출 125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적자 6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 전망은 밝다. 업계에선 올해 12억 달러(약 1조6000억원) 수준인 협동로봇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 99억 달러(약 13조1000억원) 선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류정훈 대표는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4200억원 이상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연구개발과 품질 개선에 공격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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