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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108명 중 36명 무단이탈…1명에 그친 영주 비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경북 영주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출국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영주시는 이날 이들을 위한 환송행사를 열었다. 사진 영주시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경북 영주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출국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영주시는 이날 이들을 위한 환송행사를 열었다. 사진 영주시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경북 영주시 농촌 지역에서 올 하반기 동안 일했던 필리핀·베트남 국적 계절근로자 108명이 고향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길게는 지난 3월부터, 짧게는 지난 6월부터 영주 지역 농가 40여 곳에서 일했던 이들은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영주시가 이날 마련한 환송행사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환송행사 분위기가 이렇게 밝았던 것은 작년과 달리 올해 무단이탈률이 크게 낮았던 것이 한몫했다. 지난해만 해도 영주시에 온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3명 중 1명꼴로 종적을 감추면서 웃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108명 중 36명 무단이탈

영주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20년과 2021년 2년간 중단했던 외국인 계절근로자 유치 사업을 지난해 재개했다. 작년에는 총 108명을 초청했는데, 이 중 33%에 달하는 36명이 무단이탈했다. 이들이 무단이탈하는 것은 정해진 체류 기간보다 더 길게 일하기 위해 불법체류를 택하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경북 영주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출국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영주시는 이날 이들을 위한 환송행사를 열었다. 사진 영주시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경북 영주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출국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영주시는 이날 이들을 위한 환송행사를 열었다. 사진 영주시

반면 올해는 상·하반기를 통틀어 작년보다 4배에 가까운 414명을 유치했지만, 무단이탈은 1명(0.6%)에 그쳤다. 이는 올해 1~8월 전국 외국인 계절근로자 2만4325명의 무단이탈률인 약 1%(244명)보다 낮은 수치다.

영주시가 유치한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무단이탈률이 크게 떨어진 것은 법무부가 새롭게 시행한 제도에 더해 영주시 자체 정책이 효과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지 면접·차수별 입국 등 효과

정부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6월 30일부터 체류 기간을 5개월에서 8개월로 늘리고 효과가 없다는 지적을 받은 귀국보증금 제도를 폐지했다. 또 한국에 연고가 없는 지원자보다 한국에 사는 결혼이민자 가족을 우선 선발했다. 성실하게 일한 계절근로자는 농가 추천을 받아 다음 모집에서 우대했다.

이에 더해 영주시는 올해 1월 농촌인력전담팀을 만들었다. 농촌인력전담팀은 현지 지자체에 직접 가서 계절근로자 대상자를 면접했다. 이렇게 하면 계절근로자의 무단이탈 원인으로 꼽히는 ‘브로커’ 개입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브로커는 현지 선발 과정에서 소개비 명목으로 500만~1000만원을 뜯어가 무단이탈을 부추기는 원흉으로 꼽힌다.

경북 영주시 한 농가에서 계절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영주시

경북 영주시 한 농가에서 계절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영주시

인삼·과수·담배 등 작물별로 일손이 필요한 시기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차수별 단체입국’도 시행했다. 인삼 농가는 3월, 과수농가는 4월, 담배농가는 6월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맞춤 공급해 농가의 호응을 끌어냈고 무단이탈도 줄이는 효과를 냈다.

“무단이탈하면 현지 가족 불이익”

특히 현지 지자체와 협약을 통해 무단이탈하면 외국인 계절근로자 가족이 불이익을 당하게 했다. 영주시 관계자는 “최종 선발돼 한국으로 출국하는 계절근로자는 자신이 사는 지자체에 서약하고 여권 발급 비용 등 일부 비용을 지원받는데 만약 한국에서 무단이탈하면 가족이 배상해야 하고 각종 행정 서비스에도 제약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북 영주시에서 일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영주시

경북 영주시에서 일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영주시

영주시는 올해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많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유치할 방침이다. 다음달 필리핀 로살레스시 현지 면접도 예정돼 있다. 지난달 28일 영주시 대표단이 필리핀 로살레스시를 방문해 국제우호교류도시 협약과 계절근로자 유치확대 추가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박남서 영주시장은 “계절근로자는 농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곤란을 겪는 농촌인력 문제 대응에 큰 힘이 됐다”며 “내년에도 해외 지자체와 협력 강화로 농촌에 일손이 부족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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