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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샷 거리 줄어든다...아마추어 5, 남자선수 10, 여자선수 6야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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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불려 샷거리를 늘린 2020년의 브라이슨 디섐보. AP=연합뉴스

몸을 불려 샷거리를 늘린 2020년의 브라이슨 디섐보. AP=연합뉴스

골프 용품 규제기관인 영국 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7일(한국시간) 2028년 시행되는 새로운 골프공 성능 규정을 확정 발표했다.

스윙스피드 시속 125마일(약 201㎞), 발사각 11도, 백스핀 2200rpm으로 쳤을 때 볼의 거리는 317야드(오차 3야드 허용)를 넘기면 안 된다. 이전 규정 보다 스윙스피드를 시속 5마일 더 늘린 기준을 적용해 그만큼 거리를 줄인 것이다. 새로운 규정은 프로에게는 2028년, 아마추어에게는 2030년부터 적용된다.

양 협회는 거리 축소 폭이 PGA 투어 등 남자 선수들은 9~11야드, LPGA 투어 등 여자 선수들은 5~7야드, 일반 골퍼들은 5야드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타자일수록 손실이 크다. R&A와 USGA는 볼 스피드가 시속 183마일(295㎞)을 넘는 선수는 드라이버 거리가 13∼15야드 줄 걸로 봤다.

규제기관은 현재 시판 중인 볼 중 약 3분의 1이 2028년 이후 사용 불가라고 했다. 새 규정에도 사용 가능한 볼은 대부분 가격이 저렴한 이오노머 커버의 2피스 혹은 3피스 볼이다.

국내 판매가 많은 타이틀리스트 프로V1, 브리지스톤 투어B, 스릭슨 Z스타, 캘러웨이 크롬소프트, 테일러메이드 TP5 등 투어용 프리미엄 볼은 대부분 사용금지 대상이다.

규제기관은 샷거리를 줄이는 규정을 프로 등 엘리트 선수에게만 적용하는 로컬룰로 하려다가 일반 아마추어까지 확대했다. 두 협회는 “골프 룰 2원화에 대한 우려가 많아 처음엔 하지 않으려던 아마추어도 규제하게 됐다”고 밝혔다.

잭 니클라우스·타이거 우즈·로리 매킬로이는 규제에 찬성한다. 거리가 너무 많이 나가 골프가 더 비싸지고 환경을 파괴하며 골프 고유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반면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이번 규제는 농구에서 덩크슛을 막는 것 비슷하며 장타가 줄면 골프 흥행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추어의 볼 성능을 제한한 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마추어 중 골프 발전에 방해가 될 정도로 멀리 치는 골퍼는 흔치 않다. 대부분의 골퍼는 거리가 너무 짧아서 고생하고 있다.

이전에 비해 거리를 줄인 공을 쓸 캐주얼 골퍼는 많지 않을 테고 규제할 방법도 없다. 골프 룰을 지키지 않는 비공인 볼 사용자만 늘어나게 하는 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

규제기관은 샷거리를 줄이기 위해 드라이버도 손 볼 걸로 예고했다. 페이스의 스프링 효과와 넓은 스위트스폿으로 인해 높아진 관용성을 살피고 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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