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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세계 고소득 국가로 도약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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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라지브 비스워스 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아태 수석이코노미스트

라지브 비스워스 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아태 수석이코노미스트

말레이시아 경제는 지난해에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전자 제품의 수출 호조 덕분에 8.7% 고속 성장을 달성했다. 2022년 말에서 2023년 초 기저효과와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상품 수출 감소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으나 2023년 2분기와 3분기 다시 강한 성장률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는 국경 개방에 따라 팬데믹 전까지 말레이시아 경제의 중요한 부분이었던 관광 산업이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상품 수출 부진의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국내 수요의 회복력은 2023년 꾸준히 유지됐으며, 노동 시장 상황의 개선도 내수에 도움을 주었다. 이주 노동자의 입국 제한 완화도 외국 노동자에 의존하는 산업 부문에 힘을 실어줬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2024년 말레이시아 GDP 성장률은 2023년 3.9%에서 4.9%로 증가할 전망이다. 내수 수요 증가와 제조업 수출의 점진적인 개선이 이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몇 가지 부정적인 리스크에도 노출돼 있다. 특히, 수출 부문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지속될 경제 성장 둔화에 취약하다. 이 두 지역은 말레이시아 총수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중국 본토의 더딘 회복 속도도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다.

올해 전 세계에서 전자제품 수주가 감소했지만, 말레이시아 전자 산업의 중기 경제 전망은 밝다. 특히 앞으로 5년간 5G 상용화 등 주요 기술 발전이 5G 모바일폰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다. 산업용 전자 제품의 수요 또한 중기적으로 급속한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산업자동화(IA)·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 부문의 수요를 급속도로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투자도 말레이시아의 경쟁력을 강화시킨 요인이다. 다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글로벌 전자 제품 허브로 부상 중인 말레이시아에서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인텔은 페낭에 70억 달러(약 9조2000억 원)를 들여 새로운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는 쿨림에 약 80억 링깃(2조2500억 원)을 투자해 새로운 웨이퍼 팹 모듈을 건설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말레이시아의 중장기 성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2022년 약 4000억 달러였던 총 명목 GDP는 2030년에는 7100억 달러, 2035년에는 1조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인당 GDP는 2022년 1만2000달러에서 2030년 1만9300달러, 2035년 2만6400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국내 소비 시장 성장을 촉진하고, 말레이시아를 일인당 GDP 기준 세계 고소득 국가 대열에 진입시키는 데 큰 구실을 할 것이다.

라지브 비스워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아·태 수석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