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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제미나이’ 전격 공개…챗GPT에 반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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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오픈AI·구글 등 인공지능(AI) 선발주자가 기술 빗장을 걸어 잠그자, 업계 후발주자가 한데 뭉쳤다. 서로 동맹을 맺고 기술을 개방해 선발주자를 맹추격한다는 전략이다.

5일(현지시간) 메타·IBM을 비롯해 50개 이상의 AI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AI 동맹(AI Alliance)’이 출범했다. 이들은 기술을 무료로 공유하는 오픈소스(open-source)에 뿌리를 두고 ‘개방형 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다리오 길 IBM 수석부사장은 “지난 1년간 AI에 대한 논의는 생태계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해 불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올해 8월부터 ‘오픈AI’ 만큼 주목받지 못했던 기업을 모아 동맹을 결성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동맹은 AI 소프트웨어(SW)·모델·도구 전반에 걸쳐 개방형 기술을 구축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동맹에는 산학연이 고루 이름을 올렸다. 우선 인텔·AMD·오라클 등 미국의 반도체·IT 대기업을 비롯해 스태빌리티AI·허깅페이스 등 생성 AI 스타트업도 참여한다. 예일대·코넬대·도쿄대 등 유수의 대학과 항공우주국(NASA)·국립과학재단(NSF) 등 미국 정부기관도 동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참여 기업에 대해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MS)에 쏠리는 관심을 따라잡고자 고군분투 중인 기업”이라고 했다.

AI 생태계는 여전히 성장 초기 단계다. 챗GPT 열풍을 주도한 오픈AI가 압도적인 선두에 있지만, 이를 따라잡기 위한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기술 연구·개발을 두고는 ‘폐쇄 대(對) 개방’ 두 개 진영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번 동맹으로 개방 진영의 전선이 크게 확대되면 오픈소스의 ‘메기 효과’가 시장 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CEO 축출’ 사태로 혼란을 겪은 오픈AI로선 새로운 변수가 생긴 셈이다.

오픈AI는 GPT-4 등 최신 거대언어모델(LLM)의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폐쇄 진영은 비영리 연구 목적인 경우 외에는 기반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다. AI 기술을 함부로 공유·개방하면 악용될 수 있어 인류가 위험해진다는 이유다. 앞서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수석과학자는 “AI 모델로 누군가 (악용하면)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오픈소스는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기술·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사다리 걷어차기’이기도 하다. LLM 개발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그 노하우를 외부에 공짜로 알려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AI 개방 진영은 “공유해야 더 안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진영의 대표주자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이다. 지난 2월 자체 개발한 LLM ‘라마(LLaMA)’의 소스코드를 연구 목적에 한해 무료 개방하면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후 라마를 활용해 만든 새 LLM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만든 ‘알파카’, 이미지 생성 AI로 유명한 스태빌리티AI의 ‘스태이블LM’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7월 공개한 ‘라마2’는 상업적 활용도 전면 허용했다.

한편 6일 구글은 차세대 LLM ‘제미나이(Gemini)’를 전격 공개했다. 당초 비(非)영어권 언어에 대한 제미나이의 답변이 미흡해 출시를 내년으로 미뤘다는 보도들이 나왔으나, 예상을 뒤엎고 깜짝 공개에 나선 것이다. 구글은 지난 4월 구글브레인·딥마인드를 합병해 구글 딥마인드로 통합하고, GPT-4 대항마 격인 제미나이를 개발해왔다. 바둑AI ‘알파고’의 아버지로 유명한 데미스 하사비스가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제미나이는 ‘멀티모달AI’로 텍스트, 음성,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처리할 수 있다. 성능·크기에 따라 울트라, 프로, 나노 3개 모델로 나뉜다. 구글의 자체 챗봇 ‘바드(Bard)’에는 내년 초 울트라 모델이 적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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