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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변전소 설비 고장에 15만5000세대 정전…6년만에 최대 피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규모 정전으로 꺼진 울산시내 도로 신호등 모습. 연합뉴스

대규모 정전으로 꺼진 울산시내 도로 신호등 모습. 연합뉴스

울산에서 6일 오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교통신호등이 무더기로 꺼지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정전은 이날 오후 3시 40분쯤 울산 남구와 울주군 일대에서 발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울산시 등에 따르면 정전으로 울산에서 15만5000여 세대가 피해를 보았다.

정전 피해 규모로만 보면 2017년 서울·경기 지역에서 발생한 20만여 세대 규모의 정전 사고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울산 도심 정전으로 신호등이 꺼지자 경찰관이 수신호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 도심 정전으로 신호등이 꺼지자 경찰관이 수신호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시민들은 오후 내내 불편을 겪었다. 도로 교통신호등 140여개가 일순간 꺼지면서 경찰에만 교통 불편 신고가 122건 접수(오후 6시 기준)됐다. 아파트와 상가 등의 엘리베이터가 순간 작동을 멈추면서 엘리베이터 갇힘 사고가 이어졌다. 엘리베이터 갇힘 신고만 119에 30건 이상 쏟아졌다.

병원에선 컴퓨터와 진료 기계를 사용할 수 없어 환자를 돌려보내는 상황이 발생했고, 일부 건물 기계식 주차타워가 작동을 멈추면서 주차한 차를 빼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전이 발생하자, 일부 건물은 비상 발전기가 가동됐다. 이 과정에서 불이 난 것처럼 연기가 발생, 화재 의심 건으로 소방당국이 출동하는 소동도 있었다. 울산소방본부 측은 “정전 피해 신고만 756건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전원이 나가면서 판매 중인 물고기가 죽을 것 같다” “판매 중인 아이스크림이 녹았다” “카드 단말기가 작동이 안 돼 결제를 못해 불편하다” 등과 같은 크고 작은 시민들의 민원도 관공서 등에 이어졌다.

이상이 발생한 변전소로 들어가는 소방대 모습. 연합뉴스

이상이 발생한 변전소로 들어가는 소방대 모습. 연합뉴스

다행히 정전 발생 지역이 석유화학단지 등 울산지역 주요 산업단지와는 다소 떨어져 있어 공장 등의 대규모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정전은 1시간 50여분 뒤인 5시 30분쯤 전기 공급이 재개되면서 완전히 복구됐다. 한국전력 울산지사는 옥동변전소 내 변압기 문제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정전 피해 지역인 울산 남구와 울주군은 재산 피해와 물적·인적 피해 등을 추가로 확인 중이다.

울산시가 정전 발생 직후 발송한 안전 문자. 사진 독자

울산시가 정전 발생 직후 발송한 안전 문자. 사진 독자

한편 울산시는 정전 발생 직후인 이날 오후 3시 54분쯤 ‘옥동 일대 정전으로 119 신고가 폭증하고 있으니, 비긴급 신고는 110으로 하라’는 안전 안내 문자 1통을 발송했다. 하지만 이후 정전 피해 상황 등은 별도로 추가 고지하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오후 5시쯤 울산 정전과 관련해 방문규 장관 주재로 비상 점검 회의를 열고 한국전력으로부터 정전 상황을 보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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