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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통해 수백억 해외 도박자금 빼돌린 '환치기' 조직 검거

중앙일보

입력

가상자산을 이용해 수백억원 상당의 불법외환거래를 한 조직이 세관 당국에 적발됐다.

최문기 서울세관 조사2국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가상자산을 이용, 수백억대 원정 도박자금을 빼돌린 조직 검거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최문기 서울세관 조사2국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가상자산을 이용, 수백억대 원정 도박자금을 빼돌린 조직 검거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관세청 서울세관은 불법외환거래로 260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조직원 9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조직의 총책 A씨는 서울 중앙지검에 구속 송치됐다. 공범 6명은 불구속 송치됐고, 2명은 해외로 도주해 지명수배됐다.

이들은 해외 카지노 브이아이피 룸(VIP ROOM·일명 '정킷방')에 손님을 데려가는 호객 담당을 하는 해외 불법 카지노 에이전트로 서울과 필리핀에 비밀 사무실을 두고 활동했다. 해외 카지노 원정 도박을 원하는 사람들로부터 국내에서 원화를 받고 이에 상응하는 가상자산 테더 코인(미국 달러와 1대 1의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가격 변동성을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 스테이블 코인)을 해외로 보내는 방식으로 160억원 상당의 자금을 환치기(무등록외국환업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원정도박 자금 환치기 거래도. 사진 관세청 서울본부세관

해외 원정도박 자금 환치기 거래도. 사진 관세청 서울본부세관

이들은 정식으로 등록한 환전소를 서울 강남과 명동에 운영하면서 국내 영업책, 현금 출금책, 가상자산 조달책, 해외 영업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질렀다.

이 밖에도 가상자산 차익거래를 목적으로 다수의 유령회사 명의를 이용해 수입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가장, 96억원 상당의 외화를 불법 송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세관은 비밀 사무실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불법 송금 자료와 함께 범죄수익 현금 2억4000만원 상당도 압수했다.

서울세관은 "해외 원정도박 자금을 가상자산으로 불법 송금한 국내환전소와 해외 연계 범죄조직을 적발한 최초의 사례"라며 "가상자산을 이용한 환치기에 대해 사전 모니터링과 수사력을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전소의 자금세탁 악용을 막기 위해 검찰, 금융정보분석원 등과 공조를 강화를 약속하면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도 당부했다. 제보는 관세청 누리집(국민참여-신고마당-밀수신고)이나 전화 125번을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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