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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디지털 세상 읽기

아이 사진 공유의 위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즐겨 사용한다면 대부분 ‘킴 카스트로’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거다. 주로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친구 신청을 하는 가짜 계정인데 이를 모르는 사람들은 친구가 되고, 카카오톡 등으로 대화하기 시작하다가 결국 돈을 뜯기는 전형적인 피싱 사기에 당하게 된다. 사진 속 실제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범죄집단이 가져다가 사용하고 있을 거라는 게 일반적인 추측이다.

온라인에 사진을 공유할 때는 이렇게 도용당할 위험이 존재한다. 미디어 노출이 잦은 유명인은 늘 경계하지만, 일반인은 그 위험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흔하다. 특히 부모가 공유하는 자녀들의 사진이 위험하다. 그렇게 온라인에 올라간 사진은 장난 도구가 되기도 하고, 온라인 사기에 사용될 수도, 소아성애자들의 지하 커뮤니티에서 거래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부모가 많다.

평범한 일상 사진을 공유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AI의 발달로 아주 손쉽게 나쁜 이미지로 전환될 수 있는 세상이다. 수년째 이어지는 킴 카스트로 사기에서 보듯, 불법인 줄 알지만 단속이 거의 불가능한 범죄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예쁜 모습을 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자기도 모르게 아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인터넷의 무서움에 익숙한 세대들은 나이든 세대보다 훨씬 더 조심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 부모가 소셜미디어에 뿌려둔 사진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아이의 이미지가 타인의 손에 들어가고 조작되어 퍼지면 평생 그 아이를 쫓아다닌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린아이의 초상권은 부모가 지켜줘야 한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