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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족 “최저가를 찾아라”…온라인쇼핑 불황형 성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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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경기 수원에 사는 김완수(38)씨는 가방·신발 같은 잡화부터 딸 장난감까지 모두 인터넷 쇼핑몰에서 찾아 주문한다. 백화점은 올해 들어 가 본 날이 손에 꼽는다. 그는 “6살 딸을 데리고 잘못 나갔다간 티니핑 같은 장난감 때문에 몇십만원이 우습게 나간다”며 “인터넷으로 무조건 싼 걸 찾아서 사고 있다”고 말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그러나 내수가 위축한 상황에서 온라인쇼핑만 유독 늘어나 ‘불황형 성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 자체는 줄이면서도 값싼 물건을 찾기 위해 온라인쇼핑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4일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10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9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8%(2조1196억원)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20조원을 넘은 건 역대 처음이다. 그러나 오프라인까지 포함한 10월 전체 소매판매액(53조8724억원)은 지난해 같은 달(53조9885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내수 시장은 1년 새 쪼그라들었는데, 온라인쇼핑만 호황이라는 뜻이다. 실제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 상품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월 26.8%로 1년 전(24.4%)과 비교해 2.4%포인트 늘었다.

내수 위축으로 인한 온라인쇼핑 증가 흐름은 또 다른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8%, 1년 전과 비교해서는 4.4% 감소했다. 특히 소매 업태별로 보면 1년 전보다 판매액이 늘어난 건 무점포소매(3.1%)와 대형마트(0.2%)뿐이다. 백화점·면세점·전문소매점·수퍼마켓·편의점 등 오프라인 시장의 판매액은 일제히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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