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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큰돌고래 지키자”…제주바다 ‘플로깅’ 대청소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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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면

지난달 4일 서귀포시 영락리 인근 바닷속에서 다이버들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 제주도]

지난달 4일 서귀포시 영락리 인근 바닷속에서 다이버들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 제주도]

한해 2만t이 넘는 쓰레기가 밀려드는 제주바다를 살리기 위한 플로깅(plogging) 바람이 불고 있다. 남방큰돌고래 보호 활동과 해녀와 함께 하는 해양 정화 등 다양한 계기가 맞물린 움직임이다.

제주도는 4일 “제주도민과 관광객이 참여한 가운데 오는 25일까지 제주도내 해수욕장 일원에서 ‘제주남방큰돌고래 친구와 함께하는 플로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플로카업(plocka up)’과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걷거나 뛰며 쓰레기를 줍는 행위를 뜻한다.

지난달 4일 시작된 프로젝트는 제주도가 고향사랑기부제 기부금을 활용한 첫 사업이기도 하다. 제주도는 지난 9월 말 기준 6억6900만원이 모인 고향사랑기부금 중 1억원을 플로깅 사업에 썼다. 기부금으로 사업을 벌인 곳은 전국 지자체 중 제주가 처음이다.

제주도는 멸종위기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를 오는 2025년까지 생태법인 1호로 지정,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생태법인은 생태적 가치가 큰 자연환경이나 동식물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기업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것처럼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자연물에 법인격을 부여한다. 법인격을 갖추면 동식물도 후견인 또는 대리인을 통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적 주체가 된다.

외국 사례도 있다. 뉴질랜드가 환가누이강에, 스페인이 석호에 법적 지위를 부여했다. 제주도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생태법인 제도화를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내년 4월 시작되는 22대 국회에 제출하고 2025년에 지정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영락리 앞 바닷속에서 다이버들이 수거한 타이어와 각종 어구들.

영락리 앞 바닷속에서 다이버들이 수거한 타이어와 각종 어구들.

남방큰돌고래는 국내에선 제주 연안에서만 발견된다. 제주에서도 포착되는 개체 수는 120마리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4일에는 남방큰돌고래가 자주 출몰하는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앞바다에서 전문 다이버 50명이 바닷속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플로빙(플로깅과 다이빙의 합성어)’을 진행했다.

제주바다를 구하기 위한 플로깅 노력은 또 있다.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지난달 3일 올레길에서 플로깅을 했다. 제주여성자원활동센터 봉사자 60여 명과 함께 서귀포시 성산읍 올레길 3코스에서 플로깅을 했다.

‘해녀’도 바다 살리기에 나섰다. 지난 10월 21일 제주도해녀협회, 모슬포수협 등 300여 명이 오영훈 제주지사 등과 함께 마을어장 정화에 나섰다. 해녀가 바닷속에 쌓인 쓰레기를 건져올려 수거했고, 공직자와 참가자들은 해안가를 걸으며 폐어구를 줍는 방식으로 쓰레기 300여 포대를 수거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도가 수거한 해양쓰레기양은 2021년 기준 한해 약 2만2082t으로 2019년(1만2308t)보다 1만t 가까이 늘었다. 쓰레기 중 가장 많은 것은 스티로폼 등을 포함한 플라스틱류로 조사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진행한 ‘2023 제주줍깅’ 캠페인 결과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파편이 가장 많았다.

이 기간 190명이 참여해 수거한 해양쓰레기 528.4㎏(6954개) 중 플라스틱류는 72.5%(5042개)에 달했다. 종류별로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의 파편이 3155개, 페트병·병뚜껑 1193개, 플라스틱·스티로폼 부표 374개, 빨대·젓는 막대 320개 등이다. 나머지는 담배꽁초, 밧줄·끈류, 비닐봉지 등이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제주 청정 바다환경에 관심과 기대가 커짐에 따라 고향사랑기부금을 사용하게 됐다”며 “제주바다를 지키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더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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