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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운 환경 만들었다"…美진보 교수들 플로리다 떠나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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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로이터=연합뉴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가 강경한 보수 정책을 연이어 시행하는 등 보수색이 짙어지며 진보 지식인들이 떠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플로리다 대학에서 재직 중이던 유명 경제학자 닐 뷰캐넌은 최근 종신 교수직을 내려놓고 토론토로 떠나기로 했다. 재직 4년 만이다. 진보 성향의 뷰캐넌 교수는 한 칼럼에서 “공화당은 보수적인 원칙에 맞게 플로리다의 고등 교육 체계를 개편하려 한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두뇌 유출은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월터 부트 플로리다 주립대 심리학 종신 교수도 웨일 코넬 의과대학(Weill Cornell Medicine)으로 소속을 옮긴다. 그는 지난 2008년 플로리다 주립대의 교편을 잡으며 “남은 경력을 보내고 싶은 좋은 대학”이라고 평가했지만, 2019년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취임하며 상황이 달라졌다고 했다.

동성애자인 그는 지난해 유치원과 초등학교 1~3학년 교실에서 성적 지향 또는 성적 정체성에 대한 수업과 토론을 금지하는 ‘부모의 교육권리법’이 통과되는 등 동성애에 반대하는 기조가 강해지는 것을 이직의 주요 사유로 꼽았다. 부트 교수는 “(교육권리법이) 대학에 적용된 것은 아니었지만, 두려운 환경을 만들었다. 매일의 일상이 안전하다고 느껴지지도, 편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안 통과 이후 한 남성이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동성애자들을 살해하겠다며 위협을 벌이다 경찰에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부트 교수는 덧붙였다.

또 인종 차별 우려로 대학을 떠나는 흑인 법대 교수들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미국의 역사 교육이 “진실의 절반만을 가르친다”고 비판한 이후 지난 7월 플로리다주 교육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일부 미 흑인들이 노예제도의 혜택을 입었음을 가르치도록 하는 교육 지침을 의결했다.

NYT에 따르면 플로리다대의 경우 교수진 이직률이 2021년 7% 수준에서 2023년 9.3%로 증가했다. 플로리다 주립대 관계자도 지난 9월 “플로리다의 정치적 풍토가 교수 이탈 증가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플로리다대 측은 전국 평균 교수 이직률이 10.57%라는 점을 들어 이직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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