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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한파 퓰너 "트럼프, 김정은이 도움 안된다는 교훈 얻었을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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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개인 사무실에서 진행한 한국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 공동취재단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개인 사무실에서 진행한 한국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 공동취재단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설립자인 에드윈 퓰너(82)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당선돼) 집권 2기를 열게 되면 한ㆍ미ㆍ일 3국 관계는 지금보다 더 진전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퓰너 회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개인 사무실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담에서 볼 수 있듯 미국, 한국, 일본 간에 훨씬 더 긴밀한 관계는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퓰너 회장은 미국 내 대표적 지한파 인사이자 아시아 전문가이다.

퓰너 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대북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북한을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매우 깊고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현 정부나 새 행정부에서 그러한 계획이 이른 시간 내 실행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퓰너 회장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컴백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양자 관계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의 양자 회담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알게 됐을 것이라는 취지다. 미 보수 정책의 본산으로 알려진 헤리티지재단은 트럼프 재집권 시 정책 노선과 내각 인선 등을 미리 대비하는 ‘프로젝트 2025’를 주도하고 있다.

내년 미 대선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어떻게 예상하나.
항상 그렇지만 (선거에서) 많은 부분이 경제 문제로 귀결된다. 지금 경제를 보면 1년 전보다는 덜 나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4년 전보다 더 나은 상황인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이자율, 임금, 물가상승률을 보면 그렇다.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당장 선거를 하면 공화당 후보 트럼프가 될 것 같지만 누가 승자가 될지에 대해선 더 신중한 게 좋겠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2024년에 세계를 가장 위협할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라는 지난주 이코노미스트 보도를 봤을 텐데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트럼프가 항상 예측 가능한 사람은 아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당시 고위직 인사들과 이야기하면서 알게 된 한 가지는 트럼프가 전임 한국 행정부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한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하고 있으며 이를 지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미국과 한국이 예측 가능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양국 관계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이다.
트럼프 2기 정부가 되면 미국의 대(對)한국 정책에 어떤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나.
(트럼프가 재선하면) 이제 한국과 일본 간 새로운 긴밀한 관계를 다뤄야 할 텐데 이는 한국, 일본, 미국 3국 관계 측면에서 매우 큰 강점이다. 한국과 일본이 더 잘 지낼 수 있다면 우리에게도 훨씬 더 좋은 일이다. 트럼프와 유럽의 관계는 어려워질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회원국 중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는 곳이 3개국에서 지금은 9개국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12개국이 더 지출해야 한다. 특히 독일은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독일에는 그런 압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ㆍ미ㆍ일) 3국 관계에서는 트럼프가 지금보다 저 진전된 관계를 구축할 수 있기를 바라며 또 그렇게 할 것이다.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개인 사무실에서 진행한 한국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 공동취재단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개인 사무실에서 진행한 한국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 공동취재단

트럼프 재집권 시 주한미군 주둔비용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나.
미국이 한국의 대통령뿐 아니라 외교부 등 다른 곳과도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또 제가 접한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 국민 다수가 한국의 자체 핵 보유론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저는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북한에 미국과 한국, 일본이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미국에 얼마나 중요한 나라인가.
한국과 미국의 경제적 이해관계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국은 이제 매우 중요한 파트너로 성장했고 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분명해지고 있다. 최근 한화해양, 현대중공업, SK 등 한국의 모든 조선업체들이 미 해군과 함께 들어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미 양국은 디지털 경제, 참단기술 분야에서 어떻게 협력해야 하나. 이들 분야에서 양국 중소기업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나.
한국에 들어가 차를 타면 한강 이남이 온통 논밭이었을 때가 기억난다. 지금은 63빌딩이 들어서고 여의도에서 중요한 일들이 이뤄지고 있다. 불과 한 세대 전과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이 됐다. 오늘날 중소기업은 한국 경제와 기업의 역할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중소기업이 미국 보잉 등 대기업의 파트너가 될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들과 파트너이자 협력자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

☞에드윈 퓰너

1941년생. 1973년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설립에 참여했다. 이후 1977~2013년 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헤리티지재단은 2008년 김정일 사망 후 4시간도 지나지 않아 긴급 브리핑을 실시해 북한에도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퓰너는 현재 헤리티지재단 산하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인)을 만나 미국이 인도·태평양 일대에서 구축하려는 가치 중심 경제 생태계에서 한국이 중추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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