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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사양산업? 요즘은 ‘MZ성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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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유럽풍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여의도 더현대 서울 H빌리지. [사진 현대백화점]

유럽풍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여의도 더현대 서울 H빌리지. [사진 현대백화점]

백화점 업계가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조직문화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소비 침체로 실적 부진을 겪는 가운데 20·30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취임한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첫 공식 행사로 선임·책임을 비롯한 임직원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0일 서울 삼성동 본사를 시작으로, 이달 안에 전국 20여 개 점포를 다니며 임직원 2000여 명을 만날 예정이다. 최고경영자(CEO)가 개성이 분명한 젊은 직원들의 궁금증을 직접 해소해 주겠다는 취지에서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백화점의 무덤’으로 불리는 여의도에서 더현대 서울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미래를 대비한 투자와 연구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더현대 서울은 전날 기준 연 매출 1조41억원을 달성했다. 2021년 2월 개점 후 2년 9개월 만으로, 국내 백화점 중 최단 기간이다. 오픈 초기엔 식품 매출이 두드러졌으나 ‘마뗑킴’ ‘시에’ 같은 영패션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 첫해 8만7854원이었던 객단가(인당 구매금액)는 올해 10만1904원으로 늘었다. 개점 당시 3대 명품인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매장이 없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영패션과 MZ 마케팅에 집중해 이를 극복한 셈이다. 더현대 서울의 20·30대 매출 비중은 60%다. 올 1~11월 외국인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91.7% 급증하며 ‘글로벌 MZ 성지’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도 트렌디한 복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올 4월엔 와인·향수·제빵 등 젊은 직원들이 가진 전문 지식을 동료들에게 공유해주는 ‘사부 아카데미’를 시작했다. MZ 고객을 대상으로는 잠실 롯데월드몰을 중심으로 ‘마르디 메크르디’ 등 핫한 브랜드를 끌어모으는 중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올 초부터 새롭게 입점시킨 브랜드는 100개가 넘는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MZ를 타깃으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올 2월 부산 센텀시티점에 8879㎡(약 27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영패션 전문관 ‘하이퍼 그라운드’를 선보였다. 올 8월 ‘힙합플레이야’ 축제를 열고 공연과 협업 상품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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