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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5선 이상민 “개딸당으로 변질” 탈당 선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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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원이 지난 11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뉴스1

이 의원이 지난 11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5선·대전 유성을)이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이 너무나 부끄럽다”며 3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결함과 한계를 극복하고 민심으로부터 지지와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민주당을 바로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나아지기는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당으로 변질됐다”며 “딱 잡아떼고 버티며 우기는 반(反)상식적이고 파렴치하기까지 한 행태가 상습적으로 만연하고 있다”고 당을 작심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로남불과 위선, 후안무치, 약속뒤집기, 방패정당, 집단 폭력적 언동, 혐오와 차별, 무능과 무기력, 맹종 등 온갖 흠이 쌓이고 쌓여 도저히 고쳐 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더 이상의 기대와 노력은 무망하고 무용할 따름이라 오늘 자로 민주당과 유쾌하게 결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정치적 꿈과 비전을 펼치기 위해, 그리고 상식의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라며 “구체적 행보에 대하여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며 숙고한 후 추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지난 11월 7일 국회에서 공직선거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성주 세번째권력공동위원장,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 대표, 정태근 정치혁신포럼 공동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지난 11월 7일 국회에서 공직선거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성주 세번째권력공동위원장,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 대표, 정태근 정치혁신포럼 공동대표. 연합뉴스

민주당 탈당을 직간접적으로 밝혀왔던 이 의원의 선택지로는 ‘금태섭 신당’ 등 이른바 ‘제3지대’가 우선 거론된다. 이 의원은 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솔직히 지금 온전한 당, 제대로 된 당이 하나도 없지 않냐”며 “우선 정규 멤버로 속해있는 금요연석회의 모임을 통해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포함해 여러 사람을 열린 마음으로 만나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양향자 한국의 희망 대표, 정태근 정치혁신포럼 공동대표, 금태섭 새로운 선택 창당준비위 대표, 조성주 세번째권력 공동대표 등과 함께 제3지대 신당을 추진 중인 ‘금요연석회의’에 소속돼 있다.

일각에선 이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의원은 지난달 20일 S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에 가는 것도 배제하고 생각할 수 없다”며 “꿈을 펼칠 곳으로 적합하다면, 또 저를 반긴다면 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3일 “2008년에는 자유선진당에 가놓고 이번에는 국민의힘으로 가는 거냐”며 “5선까지 했으면서 그렇게 한 번 더하고 싶나. 먹던 우물에 침 뱉지 말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조승래 의원도 “모로 가도 국회의장만 하면 된다는 거냐”며 “같은 유성구 의원으로서 구민에게 죄송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왼쪽부터), 이원욱, 윤영찬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칙과상식 세 번째 민심소통 '안병진 교수에게 듣는다'에서 안병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왼쪽부터), 이원욱, 윤영찬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칙과상식 세 번째 민심소통 '안병진 교수에게 듣는다'에서 안병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비(非)이재명계 의원의 추가 움직임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이날 열린 ‘한국 정치의 오늘’ 토론회에서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해 “문제의식 자체에 대해선 공감한다”면서도 “고민과 해법에서 저희와 생각이 다르다, 저희가 어디로 가야 되는지에 대해 많은 논의했지만 아직 결론 낼 상황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개딸'을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이원욱 의원은 “이 대표가 자리에서 형식적으로 물러가도 강성 유튜버, 친명 유튜버, 개딸 등과 단절을 안 하면 당은 더 휘둘리게 된다”며 “이분들과 어떻게 단절할 수 있을지가 가장 핵심적인 과제”라고 주장했다. 조응천 의원도 “국민의힘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전 대표가 태극기 부대를 떨쳐냈던 것처럼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영찬 의원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유죄 판결이 결국은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연동될 수 있다. 그것이 내년 민주당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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