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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타고 반등하던 동탄·송도 다시 하락세…"가격 변동 바로미터"

중앙일보

입력

부동산 침체기에 새 아파트 값이 더 떨어지고 있다. 수도권에선 최고가보다 30%안팎 내린 신축 아파트도 많다. 사진은 동탄 신도시 모습. [뉴스1]

부동산 침체기에 새 아파트 값이 더 떨어지고 있다. 수도권에선 최고가보다 30%안팎 내린 신축 아파트도 많다. 사진은 동탄 신도시 모습. [뉴스1]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침체 분위기에 접어들었다. 거래가 줄고, 매물이 쌓이면서 ‘2차 가격하락’을 점치는 전망도 늘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값 반등을 주도한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먼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가격이 내려가는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송동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 전용 116㎡는 지난달 1일 15억원(26층)에 중개거래됐다.

지난 10월 5일 20억원(22층)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이 채 안 돼 5억원이 하락했다. 최고가를 기록한 매물이 동탄호수 조망이 가능한 이른바 ‘로열동 로열층’이었던 것을 고려해도 가격 하락 폭이 크다. 같은 면적의 2층 매물은 지난달 9일 13억원에 손바뀜했다.

화성시 청계동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전용 113㎡도 지난달 15일 13억5800만원(6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8월 16일(6층)과 9월 12일(4층) 15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5000만원가량이 떨어졌다.

오산동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8.0’ 또한 전용 73㎡ 역시 지난달 18일 9억3000만원(13층)에 팔리면서 10월 12일 10억2000만원(29층)보다 9000만원 떨어졌다.

이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GTX-A 노선 조기 개통과 주변 신규 산업단지 조성 등 개발 호재로 수요가 늘면서 올해 동탄 아파트값이 급반등했지만, 이전 최고가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거래가 줄고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동탄신도시가 위치한 화성시의 경우 3개월 전보다 아파트 매도 매물이 20.9%(8430→1만200건) 증가했다. 이는 경기도 시군구 가운데 과천시(22.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물 증가율이다. 특히 올해 가격 반등을 주도했던 동탄2신도시인 송동(40.9%), 오산동(32.8%), 산척동(32.6%), 청계동(28.3%) 등의 매물 적체가 심화하고 있다.

21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고층 아파트 건물들이 우뚝 솟아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고층 아파트 건물들이 우뚝 솟아 있다. [연합뉴스]

GTX-B 노선이 지나게되는 송도국제도시의 상황도 비슷하다. 연수구 송도동 ‘송도아트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이달 15일 6억원(11층·19층)에 두 건이 거래됐다. 이는 지난 9월 기록한 8억1000만원(45층)과 비교하면 한 달 반 새 2억원 넘게 떨어진 것이다.

같은 동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지난달 6억6000만원(3층)에 팔렸는데, 지난 9월 8억8000만원(28층)보다 2억2000만원이 하락한 금액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인천 연수구의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달 20일 기준 -0.01%를 기록하며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데 이어 27일 기준 조사에선 -0.05%를 기록하며 하락 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 집값이 금리, 정책 등 외부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한다. 일종의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탄과 송도는 신도시 조성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수만 가구 규모의 대형 신도시이며, 산업단지와 인접해 일자리가 많아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이다. 투자 수요도 꾸준하다.

아파트 수급 요인보다는 외부 요인에 따라 집값의 과열과 냉각이 반복되고 있다. ‘2차 가격하락’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동탄과 송도는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 반등세가 나타나면서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오른 측면이 있다”며 “최근 고금리 장기화로 경제 전반의 상황이 악화하면서 아파트값이 다소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GTX 개통 등 호재가 아직 남아 있고 내년 금리 인하 등 신호가 나오면 이에 다시 반응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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