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최고시속 310㎞ 무섭게 달린다…제임스 본드 구해낸 '007 차'

중앙일보

입력

’애스턴마틴(Aston Martin).’ 1913년 설립된 영국의 럭셔리 수퍼카 브랜드다. 애스턴마틴은 흔히 모델명 보다는 그 브랜드명이 더 유명하다. 1964년(골드핑거)부터 영화 007시리즈에 수차례 등장하면서, ‘고성능 차’의 대명사처럼 포지셔닝해온 덕이다. 영화 속에서는 매번 위기에 빠진 주인공(제임스 본드)을 구해낸다. 거의 ‘변신 로봇’ 수준의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주는 장면도 다수다.

애스턴마틴 DBX707 시승기

애스턴마틴 DBX707의 전면 모습. 사진 애스턴마틴

애스턴마틴 DBX707의 전면 모습. 사진 애스턴마틴

지난달 말 애스턴마틴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DBX707을 타봤다. 이 차는 ’현존하는 차 중 가장 빠르고 강력한 럭셔리 SUV’를 표방한다. 서울 도심 구간은 물론, 고속도로와 국도 등을 고르게 오가며 차의 성능을 살폈다.

일단 DBX707은 군더더기 없는 차체 라인과 비율 배분이 잘된 차였다. 전면 프런트 그릴은 총 6개의 수평 라인에 새틴 크롬 그릴을 이중 베인(바람 날개) 디자인으로 배열해 강렬한 느낌을 줬다. 얼굴만 보면 흡사 ‘언제든 목줄이 풀릴 것 같은 맹견’을 연상시켰다. 클래식한 영국 차보다는 오히려 미국 차의 와일드함이 엿보였다. 차량 내부는 정갈하면서 강건했다. 화려하기보단 수더분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인테리어는 다크 크롬 마감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모든 시트는 전자식 스위치를 통해 16개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최고급 가죽과 이탈리아산 알칸타라 소재 등이 골고루 적용돼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도로 여건 한참 웃도는 주행 성능

진짜 놀란 건 역시 성능이었다. 차분한 인테리어와 달리, 주행 성능 자체는 ‘명불허전’이었다. ‘최고속도 310km/h, 최고 출력 707마력, 제로백 3.3초.’라는 스펙이 보여주듯 차는 액셀러레이터를 밟기가 무섭게 퉁겨지듯 앞으로 나갔다. 도로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가속을 해도 운전자가 원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고 힘차게 달렸다. 피쉬 테일링(Fish tailing·고속주행 시 차체의 뒷부분이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 같은 건 남의 얘기였다. 워낙 빠르게 잘 달리다 보니, 도로가 아닌 자동차 성능 검사용 오벌 트랙(Oval Track)에서 달려보고 싶단 느낌이 들었다.

애스턴마튼 DBX707의 후면. 사진 애스턴마틴

애스턴마튼 DBX707의 후면. 사진 애스턴마틴

반응성도 탁월했다. 기어가 바뀌는 구간에서도 반응 속도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9단 습식 클러치 자동변속기가 운전자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응하고 있어서다. 전자식 리어 디퍼렌셜(e-diff)이 토크를 적절히 나눠줘 SUV임에도 스포츠카 못잖은 코너링과 민첩함도 맛보게 해줬다.

자세제어는 기본. 속도를 아무리 높여도 타이어가 도로를 움켜쥐고 있는 것처럼 안정감이 느껴졌다. 달리기 못잖게 제동능력도 탁월했다. DBX707은 전륜 420mm, 후륜 390mm 크기의 브레이크 디스크를 갖추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엔진 배기음과 사람의 심장 박동 소리를 닮은 방향지시등(턴 시그널) 소리도 좋았다. 정차해 있는 순간에도 심장박동이 뛰는 느낌이 들었다. 주행뿐 아니라 자동차의 모든 부분을 꼼꼼히 다듬었다는 방증이다.

압도적인 주행성능, 가격은 3억원 넘어  

성능 못잖게 감동한 부분은 연비였다. 복합(도심+고속도로)연비 기준 L당 7㎞를 달린다. 실제 주행 시에도 그 이상의 연비가 나왔다. 사실 애스턴마틴 구매를 고려하는 이에게 연비는 큰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럭셔리 스포츠카’를 넘어 ‘데일리 카’로도 손색이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애스턴마틴 DBX707의 측면. 이수기 기자

애스턴마틴 DBX707의 측면. 이수기 기자

가격은 타 브랜드를 훌쩍 뛰어넘는다. 물론 애스턴마틴은 애초에 ‘볼륨카(Volume Car·대중적인 차)’를 표방하지도 않는다. 애스턴마틴 DBX707의 국내 판매 시작 가격은 3억1700만원(부가세 포함)부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