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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스님 유언장 추가 공개…"종단의 미래를 잘 챙겨달라"

중앙일보

입력

대한불교조계종이 1일 오후 조계종 전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대한불교조계종이 1일 오후 조계종 전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1일 대한불교조계종이 지난달 29일 화재로 입적한 자승 스님(69)의 유언장을 일부 공개했다.

조계종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어제 자승 대종사의 거처에서 유언장이 여러 장 발견됐다”며 “평소 해온 생과 사에 대한 말씀, 종단에 대한 당부 등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10여장의 유언장 중 상좌(제자) 스님들에 대한 당부 등 개인적인 내용을 제외하고 종단에 대한 당부 및 차량에서 발견된 메모와 관련된 내용 3가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유서 중 첫 번째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에게 남긴 것이다. 자승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께. 끝까지 함께 못해 죄송합니다. 종단의 미래를 잘 챙겨주십시오”라고 썼다.

대한불교조계종이 1일 오후 조계종 전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대한불교조계종이 1일 오후 조계종 전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또 다른 유언장에는 수행을 완수하지 못한 데 대한 자책과 함께 수행자들에게 남기는 덕담이 담겼다. 유언장에는 “상월선원과 함께 해주신 사부대중께 감사합니다. 우리 종단은 수행종단인데 제가 여러 소임을 살면서 수행을 소홀히 한 점을 반성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자승 스님은 이어 “결제(안거 수행을 시작함) 때마다 각 선원에서 정진하는 비구·비구니 스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존중합니다. 해제(안거를 마침) 때마다 많은 선지식들이 나와 침체된 한국불교를 이끌어 가주시길 서원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세 번째 공개된 유언장에는 화재로 소실된 칠장사 요사채 복원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유서에는 “탄묵, 탄무, 탄원, 향림. 각자 2억씩 출연해서 토굴을 복원해 주도록. 25년까지 꼭 복원할 것”이라는 글귀가 적혔다. 탄묵, 탄무, 탄원, 향림은 자승 스님의 상좌 스님들의 법명이다. 토굴은 스님들이 기거하는 공간을 일컫는다.

대한불교조계종이 1일 오후 조계종 전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대한불교조계종이 1일 오후 조계종 전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앞서 자승 스님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에 있는 칠장사에서 입적했다. 이날 오후 6시 50분쯤 칠장사 내 요사채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과정에서 법구가 발견됐다.

자승 스님은 자신의 자동차 안에 경찰과 칠장사 주지에게도 메모장에 2장의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검시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합니다”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겁니다.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라고 적혀 있었다.

조계종은 전날 자승스님에 대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자승 스님의 장례는 입적일을 기점으로 한 종단장 5일장으로 엄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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