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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진 발생 8초 만에 전국에 재난문자…“역대 가장 빨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북 경주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30일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종합상황실에서 지진분석자들이 최대지반가속도 분도포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뉴스1

경북 경주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30일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종합상황실에서 지진분석자들이 최대지반가속도 분도포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뉴스1

“11월 30일 04:55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역 규모 4.3 지진 발생. 낙하물 주의, 국민재난안전포털 행동요령에 따라 대응, 여진주의”

30일 오전 4시 55분, 전국에 긴급재난문자(CBS) 알람이 울렸다.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 8초 만이었다. 기상청은 이날 발생 2초 만에 지진을 탐지했고, 그로부터 6초 이내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역대 가장 빠른 발송 기록”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시 관측소에 먼저 도달하는 P파 분석 결과를 문자로 자동 발송한다. 이후 기상청 분석관이 S파를 포함해 상세 분석을 한 뒤 다시 대국민 안내 문자를 발송한다. 이날 기상청은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12분 뒤 안전안내문자로 상세 분석 결과를 전하며 지진 규모를 4.0으로 수정했다.

7년전 경주 대지진 때 9분 걸린 재난문자…8초로 줄여

경주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한 30일 오전 진앙지 인근인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마을 복지회관에서 한 주민이 지진 관련 방송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주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한 30일 오전 진앙지 인근인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마을 복지회관에서 한 주민이 지진 관련 방송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2018년 6월부터 지진·지진해일 긴급재난문자, 안내 문자를 직접 발송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국민안전처(현재 행정안전부)를 거쳐 지진 재난문자가 발송됐는데, 2016년 9월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을 때 9분여 만에 문자가 도착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경주 지진은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이었는데, 지진이 지나간 뒤에서야 대피하라는 문자가 도착했기 때문이다.

2018년 기상청은 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기 시작하면서 문자 도달 시간을 지진 발생 후 25초 이내로 단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 재난 문자 발송 시간은 점차 빨라졌다. 지난해 10월 충북 괴산군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에는 13초까지 시간을 줄였고, 올해 1월 강화군 서쪽 25㎞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3.7 지진은 발생 9초 만에 문자가 시민에게 도달해 ‘10초 벽’을 허물었다.

지진관측소, 2027년까지 두 배로

국가 지진관측망 분포 현황. 기상청은 2027년까지 851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상청

국가 지진관측망 분포 현황. 기상청은 2027년까지 851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상청

이날 경주 지진은 8초로 올 초보다 기록을 1초 더 단축했다. 김명수 기상청 지진화산기술팀 사무관은 “일반적으로 해역보다 내륙에서 지진이 발생할 때 탐지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조금 더 빨리 보낼 수 있었던 것”이라며 “지진 탐지 후 5~10초 내 재난문자를 발송한다는 기상청 목표에는 둘 다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관은 “지진관측망이 조밀해지면서 지진 탐지 시간이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390개소였던 국가 지진관측망(기상청+관계기관)은 2023년 11월 현재 430개소로 증가했다. 기상청은 이를 2027년까지 851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 주요 단층 지역, 원자력 시설이 있는 지역 등으로 선정한 집중감시구역은 반경 7km 이내에 5개 이상의 지진관측소를 깔아, 2022년 기준 3.4초인 지진 탐지 시간을 1.4초까지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반감시구역도 2027년 예상 탐지 시간은 2.7초로 단축될 전망이다.

30일 오전 4시55분쯤 경북 경주시에서 올해 내륙 최대인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이날 오전 대구 동구 숙천동 대구숙천유치원에서 지진대피훈련이 시작되자 원생들이 교실 책상 아래로 대피하고 있다. 뉴스1

30일 오전 4시55분쯤 경북 경주시에서 올해 내륙 최대인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이날 오전 대구 동구 숙천동 대구숙천유치원에서 지진대피훈련이 시작되자 원생들이 교실 책상 아래로 대피하고 있다. 뉴스1

기상청은 S파 도착 전 대피 가능 시간이 2초 더 확보되면 근거리 대피가 더 수월해져 인명피해가 크게 경감된다고 보고 있다. S파 도착 2초 전에 지진 발생 사실을 알면 상황을 인식하고 머리를 보호하는 행동이 가능하고 5초면 책상 밑에 숨는 등 근거리 대피가 가능하다. 10초 전에 알면 건물 밖으로 탈출이 가능하고 20초 전에 알 경우엔 상황을 전달하는 등 주위를 돌볼 여력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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