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2023년 출연 우수 연구성과’ 2건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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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DF 바인더 대비 KERI의 실록산 바인더가 더 높은 전기화학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다.

PVDF 바인더 대비 KERI의 실록산 바인더가 더 높은 전기화학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배터리 및 전기의료기기 분야에서 기술 국산화를 실현하며 ‘2023년 출연(연) 우수 연구성과’ 총 15개 중 2개 성과를 배출했다.

우수 연구성과는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이 지난해 수행한 주요 연구과제 중, 선정위원회의 심사기준에 따라 과학적·기술적·경제적·사회적·인프라적 큰 가치를 창출한 기술을 대상으로 주어진다. 이번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10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상 5개까지 총 15개가 선정됐다.

KERI 스마트절연재료연구팀의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용 차세대 양극 바인더 소재 기술’은 장관상을 차지했다. 바인더는 활물질과 도전재가 집전체에 잘 붙을 수 있도록 넣는 일종의 접착 물질로, 배터리에 필수적이다. 현재 시장에서 바인더는 불소계 고분자 물질인 ‘폴리비닐리덴 플로라이드(PVDF)’를 소재로 주로 활용하고 있는데, 배터리의 활용 과정에서 안정성 저하 및 환경 문제 등이 발생했다.

연구팀의 성과는 실리콘 원자와 산소가 결합된 ‘실록산(Siloxan)’이라는 물질을 활용한 바인더 제조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불소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성능은 기존 바인더 대비 동등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이하로 낮다. 또한, 실록산 바인더는 양극 활물질과 친화도가 매우 우수하여 배터리의 반복적인 충·방전에도 안정성을 유지해 준다.

KERI 강동준 절연재료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양극 바인더는 국내에 전문 기술 및 기업이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배터리의 고성능화와 더불어 안정성과 환경성도 함께 요구되는 시점에서 바인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고, 여기에 KERI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연구원 전기의료기기연구단의 ‘비대면 감염병 분자진단 시스템 핵심기술’은 이사장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성과는 인체에서 채취한 혈액, 소변, 조직 등의 특이 유전체를 분석하여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는 ‘체외 분자진단’ 검사법에 활용되는 기술이다. 고정밀 첨단 광(光) 분석 기술과 열전증폭기술을 통해 대형병원에서만 받던 고비용 체외 분자진단 기기의 저비용·소형화·자동화를 실현했고, 1차 의료기관 및 가정에서도 감염병 등 다양한 질환을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 책임자인 KERI 김종진 박사는 “중증 질병 분야에서의 체외 분자진단 장비는 고가의 수입 제품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우리 연구원이 기술 국산화 및 고도화 개발에 성공했다”며 “미래 의료 핵심 대응기술 확보를 통해 현장에서 감염병 분자진단이 가능해질 것이고, 환자 개개인의 특정 유전자 변이를 분석하여 질병의 조기 예측과 관리까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첨단 바이오 분야에서 백신 제조 및 성능 검증 과정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보고, 꾸준한 연구를 통해 국가 의료 서비스 향상 및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전기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연구원은 11월 초 발표된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서 2개의 성과(불 타지 않는 전고체 이차전지용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저비용 대량생산 기술, 로봇암 기반 전방위 3D프린팅 기술)를 배출한 데 이어, 이번 ‘출연(연) 우수 연구성과’에도 2개나 이름을 올려 국내 최고 수준 연구기관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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