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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에서 주전으로’ LG 통합우승 ‘숨은 주역’ 신민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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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신민재가 11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회 호수비를 펼친 뒤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고 있다. 뉴스1

LG 신민재가 11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회 호수비를 펼친 뒤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고 있다. 뉴스1

프로야구 LG 트윈스 내야수 신민재(27)는 올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전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4월 개막 엔트리에는 들었지만, 2루수 경쟁에서 밀려 벤치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선발 출전의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4월 한 달간 18경기를 뛰었지만, 이는 모두 대수비나 대주자로만 나간 이른바 ‘조커’ 출장이 전부였다. 배트를 잡기까지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처음 타석으로 들어선 날은 개막 후 3주 넘게 지난 4월 28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그만큼 신민재에게 주전은 남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러나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반전이 찾아왔다. 올해 처음 선발로 나선 5월 2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멀티히트를 쳐내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를 눈여겨본 염경엽 감독은 신민재에게 점차 기회를 주기 시작했고, 신민재는 이를 낚아채 LG의 오랜 고민이었던 2루수 공백을 메워내 통합우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최근 양준혁자선야구대회에서 만난 신민재는 “얼마 전 선수들끼리 일본 뱃부로 회복훈련을 다녀왔다. 온천도 하고, 쇼핑도 하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FA인 함덕주 형으로부터 밥도 많이 얻어먹었다. 처음에는 4박5일이 길다고 생각했는데 막판에는 다시 한국으로 오기가 싫을 정도였다”고 웃었다.

올 시즌 신민재는 자신의 운명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대수비 요원에서 붙박이 2루수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타석에선 어떻게든 출루를 하려는 의지로 끈질기게 상대 투수를 괴롭혔고, 누상에선 센스 넘치는 주루로 LG의 뛰는 야구를 이끌었다. 2015년 데뷔 후 단 한 번도 100경기를 넘긴 시즌이 없었지만, 올해에는 122게임에서 타율 0.277 28타점 47득점 37도루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면서 LG의 내야를 지켰다.

화려함 대신 성실함을 택한 신민재는 “사실 감독님께서 나를 내보내신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2루수로서의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내게 기회를 주신 것 아닌가. 그래서 더 독하게 마음을 먹고 달려들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주전이 될 수 없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뛰었다”고 했다.

한국시리즈 기간 만난 LG 신민재. 고봉준 기자

한국시리즈 기간 만난 LG 신민재. 고봉준 기자

인천고를 나온 신민재는 2015년 두산 베어스의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그러나 내야층이 두터운 두산에선 자리를 잡지 못했고, 2017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로 이적했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에는 대주자 요원으로만 뛰다가 올해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통합우승의 숨은 주역이 됐다.

이번이 데뷔 후 첫 번째 한국시리즈였던 신민재는 “정말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더라. 냉정히 말하면 내가 뛰지 못할 수도 있었던 무대 아닌가. 그런 한국시리즈에서 선발로 나가 우승까지 맛볼 수 있던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LG 신민재. 사진 LG 트윈스

LG 신민재. 사진 LG 트윈스

풀타임 주전으로서 1년을 보낸 신민재는 시야가 더 넓어진 눈치였다. 체력적인 보강의 필요성도 느꼈고, 부상 관리의 중요성도 절실히 체감했다. 작은 체구(신장 171㎝·체중 67㎏)로 122경기와 한국시리즈 5경기까지 소화하면서 얻은 소중한 교훈이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다리 부상으로 도루왕 경쟁에서 밀려났던 신민재는 “여름까지는 괜찮았는데 가을로 가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확 느껴졌다. 그래서 이번 비시즌 동안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지금 당장이라도 스프링캠프를 가고 싶은 마음이다. 빨리 내년 2월이 와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싶다. 우승을 해보니까 다시 하고 싶은 욕심이 커졌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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