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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0대 경찰도 집회현장 투입" 경찰청, '기동대 연령 제한' 규정 바꾼다

중앙일보

입력

경찰이 내년부터 집회·시위 현장 등에 투입되는 기동대에 대한 전입 연령 제한 폐지·완화를 추진 중이다. 상대적으로 고령인 경찰관도 기동대에 배치해 집회 대응 업무를 맡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경찰은 인구 고령화에 맞춘 조직 개편 방안이라고 밝혔지만, 내부에선 반발 기류도 감지된다.

중앙일보가 확보한 경찰 내부 문건에 따르면, 경찰청은 내년 상반기 인사 전 시행을 목표로 기동대의 계급별 전입 제한 연령을 높이거나 폐지하는 내용의 인사관리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대상은 18개 시·도 경찰청 중 서울·부산·대구·울산·경기북·충북·전남·제주경찰청 8곳이다.

지난 7월 6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행진 도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6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행진 도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청 소속 경감 계급의 경우 51세까지만 기동대 전입이 가능했지만, 내년부터는 55세인 경감도 기동대에 배치될 수 있다. 경위 역시 기동대 전입 제한 연령이 48세에서 50세로 바뀐다. 또 제주청은 순경부터 경정까지 55세로 동일했던 기동대 전입 연령 제한을 아예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5세가 넘거나, 정년 퇴임이 얼마 안남은 경찰관도 기동대로 가 집회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지역 역시 세부 내용에선 차이가 있지만, 더 높은 연령대의 경찰관들도 기동대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시·도 경찰청 기동대 제대장(3명)과 팀장(13명)을 모두 경감 직급으로 의무 선발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경찰청은 기동대로 갈 수 있는 인원이 늘어나는 만큼, 희망자를 우선 선발해 기동대를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는 지방청 인력 상황에 따라 계급·연령별 의무 근무자 수를 정해 기동대 인력을 채우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와 조직개편에 따라 늘어나는 경감급 수 등을 고려했다”며 “50대 경찰들도 꾸준한 관리를 통해 과거보다 체력이 좋아졌는데도 10년 전 정해진 연령 제한 때문에 기동대에 배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7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 시민단체가 집회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17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 시민단체가 집회하는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일선에선 반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울청 한 기동대 소속 A 경찰관은 “격렬한 집회·시위 현장의 특성상 아무래도 젊은 직원이 많은 것이 업무 효율이 높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경찰의 현장 대응력 강화와 치안 중심의 조직 재편을 지시하니 거기에 따라 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고령의 경찰관을 다수 배치하면 민첩한 대응이 쉽지 않다. 오히려 집회 대응 역량이 약해지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동대 소속 B 경찰관도 “경찰 조직도 고령화할 수 밖에 없겠지만, 지휘·통솔체계가 특히 중요한 기동대에 고령 경찰관들이 많이 배치되면 원활한 지휘가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구대·파출소 등에서 근무하던 고령의 경찰관들을 집회 현장에 투입하는 것을 두고 불만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 한 경찰서의 C 경찰관은 “55세(서울청 기준)에 기동대에 투입돼 밤낮 없이 집회 현장에 나가라고 하면 부담스러워하고 싫어하는 직원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구대·파출소 직원들이 조금 더 젊어지며 범죄 초기 대응 역량이 커지고, 집회 대응 역시 별 문제 없을 것”이라며 반기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 한 파출소 소속 D 경찰관은 “고령 직원들이 기동대로 가며 일선 파출소·지구대가 상대적으로 젊어질 수 있다면 시민들이 체감하는 치안 역량을 높이는데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최근엔 집회·시위도 일부를 제외하면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돼서 별 문제 없을 거다. 근무 중 대기 시간도 길어서 오히려 기동대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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