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그림' 반환한 伊마피아, 이번엔 "두바이섬 넘긴다" 왜

2015년 두바이 주메이라 지역을 상공에서 찍은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마피아의 큰손이 마약 밀매업 등으로 15년에 가까운 징역을 살게 될 위기에 처하자 감형을 위해 개인이 소유하고 있던 1000억원 상당의 두바이 섬을 헌납하겠다고 제안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나폴리 지역 마피아 조직인 카모라의 국제 마약상 라파엘레 임페리알레는 전날 나폴리에서 열린 재판 중 이 같은 제안을 내놨다.

임페리알레는 대마초를 판매하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커피숍에서 범죄에 발을 들였으며, 이후 네덜란드의 리두안 타기, 아일랜드의 다니엘 키나한, 보스니아의 에딘가차닌과 함께 슈퍼 마약 카르텔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사법당국은 임페리알레의 조직이 페루산 코카인을 사실상 독점하는 등 세계 50대 마약 카르텔 중 하나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그는 5년간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 2021년 8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체포돼 2022년 3월 이탈리아로 송환됐으며 14년 10개월의 징역이 구형됐다.

이번 재판에서 임페리알레가 헌납하겠다고 한 섬은 두바이 해안에 세계 지도 모양으로 만들어진 ‘더 월드’라는 인공 군도 중 하나로, ‘타이완’으로 불린다. 그 가치만 6000만~8000만 유로(약 850억~11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도피 생활 중 이 섬을 구입하고 한 달에 40만 유로(약 5억7000만원)를 쓰며 호화 생활을 즐겼다.

마우리치오 디 마르코 검사는 “임페리알레가 감형을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제안의 타당성을 평가하고 있지만 그의 진의는 의심할 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임페리알레는 과거 사법당국의 정보원으로서 활동하겠다며 도난당한 반 고흐 작품 2점의 위치를 알려주기도 했다. 이탈리아 사법당국은 임페리알레의 정보를 토대로 2016년 나폴리의 마피아 은신처에서 2002년 도난당한 1882년 작 ‘스헤베닝겐의 바다 풍경’, 1884년 작 ‘누에넨 교회를 나서는 신자들’ 등을 발견했다.

이들 작품은 2017년 3월 원래 자리인 반 고흐 미술관으로 돌아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