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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업계 2강만 남나…‘포스트 CATL’ 문 닫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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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 8월 16일 중국 남동부 푸젠성 닝더에서 배터리 업체 CATL이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10분 충전으로 400㎞를 갈 수 있는 LFP 배터리를 공개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지난 8월 16일 중국 남동부 푸젠성 닝더에서 배터리 업체 CATL이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10분 충전으로 400㎞를 갈 수 있는 LFP 배터리를 공개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중국 배터리 업계에서 한때 ‘포스트 CATL’로 주목받았던 제웨이(JEVE)가 사실상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무섭게 덩치를 키우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면서, 중국의 배터리 시장이 양강 구도로 고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중국 차이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웨이의 톈진공장이 다음 달 1일 생산을 중단한다. 제웨이 관계자는 “치열한 시장 경쟁으로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직 조정 완료와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 재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웨이는 2009년 설립된 배터리 회사로, 중국 톈진·옌청·자싱·창싱·추저우 등 5개 기지에서 연간 10GWh의 배터리를 생산해왔다. 고용 규모만 2400여 명, 특허가 1701개에 이른다.

중국 투자 기업인 푸싱인터내셔널이 제웨이를 인수하던 지난 2018년만 하더라도 “5년 내 제웨이를 CATL과 BYD(비야디)의 대항마로 키우겠다”고 공언했지만, 전기차 시장 침체에 따른 ‘배터리 한파’에 무너진 것이다. 중국자동차배터리산업혁신연맹(CAPBIA)에 따르면 한때 제웨이는 자국 시장 점유율 5.3%(2017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0.5%(12위)로 고꾸라졌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4억8800만 위안(약 881억원),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같은 기간 19.3% 감소한 0.730GWh에 그쳤다.

전기차 업계의 매서운 칼바람은 배터리 업계에도 고스란히 몰아닥치고 있다. CAPBIA에 따르면 지난해 말 57개였던 배터리 업체는 지난달 말 기준 48개로 줄었다. 불과 10개월 새 9개 업체가 문을 닫은 것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배터리 생산량만으로도 글로벌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 과잉 상태”라며 “일부 완성차 메이커들이 생산 목표를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제조사들의 공장 가동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무분별한 보조금 정책으로 공급 과잉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배터리 업계의 구조적 공급 과잉 문제는 단기에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2021년부터 시작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공격적 증설이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해외 수출을 통해 수요처를 넓혀야 하는데 핵심 시장인 유럽과 미국은 규제 불확실성이 잔존해 녹록지 않은 만큼, 중국 배터리 밸류체인 기업들에 대해 계속해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성장세가 매섭다는 측면에서 배터리 업계의 저력 역시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수 시장에서만큼은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산업의 ‘게임 체인저’ 테슬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탓이다. 이날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모델Y의 판매량이 4만7164대로 1위였지만, BYD가 2~4위를 모두 휩쓸었다.

이 때문에 결국 상위 배터리 업체만 생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중국 배터리 시장은 CATL과 BYD가 양분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중국 매체 이차이는 “CATL(43%)과 BYD(29%)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72%, 상위 10개 기업의 점유율은 98%”라며 “중국의 전력 배터리 시장은 급속도로 선두 업체로 수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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