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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금리 5%대로 다시 올라섰다…언제쯤 떨어질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금리가 8개월 만에 5%대로 올라섰다. 미 국채금리 상승세에 따라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뛴 영향이다. 하지만 연내 다시 하향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 10월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5.04%로 9월(4.9%)보다 0.14%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금리는 석 달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 5%대 금리는 올 2월(5.22%) 이후 8개월 만이다.

대출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4.56%)은 9월에 비해 0.21%포인트 높아지며 다섯 달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고정형(4.53%) 금리가 0.23%포인트 뛰어 변동형(4.51%‧0.13%포인트) 금리 상승 폭을 웃돌았다. 이는 고정형 금리의 준거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0.28%포인트 높아지며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다. 주담대 변동‧고정 금리 차가 0.11%포인트로 줄면서 고정금리 비중은 75.2%에서 67.2%로 8%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가 반영된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은행채 6개월물 금리 상승 영향으로 일반 신용대출 금리(6.81%)도 0.22%포인트 높아졌다. 6월(6.47%)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다. 기업대출 금리(5.33%)는 대기업 대출 금리(0.12%포인트)‧중소기업 대출 금리(0.01%포인트)가 오르면서 9월 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합한 총대출금리는 9월 대비 0.07%포인트 오른 5.24%로 나타났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대출 금리 상승 배경에 대해 “은행채와 코픽스 등 지표금리가 오른 데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며 “(지난달) 미 국채 10년물 금리 상승 여파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 국채 10년물은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다만 대출금리는 다시 하향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요청에 따라 자체적으로 대출금리를 낮추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를 쉽게 올리기 힘든 분위기인 만큼 금리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 긴축 종료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미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보이자 이달 들어 은행채 금리가 떨어진 영향도 있다.

한편 지난달 대출금리 상승세에 예금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지난달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 금리는 3.95%로 0.1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말 취급된 대규모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예금 금리 경쟁을 벌인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시장금리 상승, 우대금리 확대 등 영향으로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과 CD(양도성예금증서), 금융채와 같은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가 모두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예금금리 상승세에 지난달 5대 시중은행 가계 예대금리차는 올해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날 은행연합회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를 9월(0.836%)보다 0.04%포인트 떨어진 0.796%포인트로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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