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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1개로, 때로는 3개로...'갤럭시 링'의 독특한 미학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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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 LA 기반의 주얼리 브랜드 '스피넬리 킬콜린'의 대표 아이템 '갤럭시 링'. 사진 스피넬리 킬콜린

미국 LA 기반의 주얼리 브랜드 '스피넬리 킬콜린'의 대표 아이템 '갤럭시 링'. 사진 스피넬리 킬콜린

LA에 위치한 유명 패션 편집숍 맥스필드의 패션&주얼리 파트 매니저인 남편 이브 스피넬리와 조각가인 아내 드와이어 킬콜린은 평범한 모양의 결혼반지가 싫었다. 네 개의 기둥이 다이아몬드를 받치고 있는 형태가 아닌, 새로운 모양의 결혼반지를 고민하던 두 사람은 3개의 원을 작은 고리들로 연결한 반지를 생각해냈다. 이 반지는 3개의 원을 겹쳐서 하나의 손가락에 낄 수도 있고, 3개의 원을 풀어서 세 손가락에 각각 낄 수도 있다. 이 모양이 만족스러웠던 두 사람은 새로운 디자인에 어떤 이름을 붙일까 고민하다가 각각의 원이 작은 행성처럼 연결된 것을 보고 소리쳤다. “갤럭시(GALAXY)!”

주얼리 브랜드 '스피넬리 킬콜린' 창업자 #이브 스피넬리의 지속가능한 주얼리 철학

주얼리 브랜드 '스피넬리 킬콜린'의 창업자 부부 이브 킬콜린과 드와이어 킬콜린. 사진 스피넬리 킬콜린

주얼리 브랜드 '스피넬리 킬콜린'의 창업자 부부 이브 킬콜린과 드와이어 킬콜린. 사진 스피넬리 킬콜린

2010년 창립한 LA 기반의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스피넬리 킬콜린(Spinelli Kilcollin)의 대표 아이템 ‘갤럭시 링’의 탄생 스토리다. “우주가 하나로 연결된 것처럼, 서로 모르던 남녀가 결혼을 통해 하나로 연결된다는 의미죠.”

지난 11월 16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팝업 매장에서 만난 스피넬리 킬콜린의 대표 이브 스피넬리의 설명이다. LA에서 출발한 스피넬리 킬콜린은 현재 뉴욕의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부터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 백화점 등 전 세계 약 50여 개 럭셔리 부티크에 입점해 있다. 이제 막 상륙한 한국에도 분더샵 청담점, 무이 청담점, 아크레도 청담점 등 럭셔리 편집숍에 입점했다.

미국 LA 기반의 주얼리 브랜드 '스피넬리 킬콜린'의 대표 아이템 '갤럭시 링'. 사진 스피넬리 킬콜린

미국 LA 기반의 주얼리 브랜드 '스피넬리 킬콜린'의 대표 아이템 '갤럭시 링'. 사진 스피넬리 킬콜린

스피넬리는 “동그라미를 여러 개 겹친 모습이 너무 심플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원은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하고 사랑받아왔던 가장 원초적인 쉐이프”라며 “바로 그 원초적이고 단순한 미학 속에 시대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영원한 매력이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갤럭시 링의 매력으로 커넥팅(connecting·연결성)을 꼽았다. 여러 개의 원이 연결된 디자인을 의미하는 동시에, 실제로 이 반지를 끼고 있을 때 사람들과의 연결이 더 자연스럽고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첫 데이트를 할 때 아내는 손가락에 3개의 반지를 끼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계속 물어봤죠. 결혼했냐고?(웃음) 갤럭시 링을 하고 있으면 3개의 원을 겹쳐 끼었을 때도, 그걸 풀어서 세 손가락에 각각 끼었을 때도 평범하지 않은 모습이니까 사람들이 호기심에 질문을 하게 되죠. 이건 뭐냐고? 그렇게 서로 모르던 사람끼리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갤럭시 링의 매력이죠.(웃음)”

미국 LA 기반의 주얼리 브랜드 '스피넬리 킬콜린'이 한국에 첫 선을 보이면서 제작한 한국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스피넬리 킬콜린

미국 LA 기반의 주얼리 브랜드 '스피넬리 킬콜린'이 한국에 첫 선을 보이면서 제작한 한국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스피넬리 킬콜린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태어난 스피넬리의 부모는 유명 헤어 아티스트였다. 뉴욕이나 LA로 출장도 자주 갔던 부모 덕분에 어린 이브는 특별한 경험을 많이 쌓았다고 한다.

“80년대 중반에 부모님이 저를 데리고 LA에 있는 맥스필드에서 쇼핑을 하셨죠. 마침 매장에는 우리 외에 딱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엘튼 존이었어요. 그와 아버지는 컬러풀한 요지 야마모토 재킷을 입어보며 일본 디자이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죠. 나는 그때 맥스필드가 세상에서 가장 멋진 가게라고 생각했어요.”(웃음)

아버지의 옷장에서 조르지오 아르마니, 지아니 베르사체, 장 폴 고티에의 의상을 먼저 접했던 그는 22살 때 LA로 이사했고, 자신이 그렇게 멋지게 생각했던 맥스필드에서 일하면서 그 놀라운 디자이너들과 실제로 교류할 수 있었다. 디자인에 관한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갤럭시 링 같은 미니멀하면서도 건축적인 디자인을 창조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번 방한 때도 그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알아둔 음반 숍에 들러 1975~78년 한국 밴드 음반을 먼저 찾았다. LA의 작은 바에서 밴드 멤버로 연주도 한다는 그는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면서 여러 문화권의 희귀음반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졌다.

미국 LA 기반의 주얼리 브랜드 '스피넬리 킬콜린'의 대표 아이템 '갤럭시 링'. 사진 스피넬리 킬콜린

미국 LA 기반의 주얼리 브랜드 '스피넬리 킬콜린'의 대표 아이템 '갤럭시 링'. 사진 스피넬리 킬콜린

패션부터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문화에 관심이 많은 스피넬리는 주얼리 사업을 하면서도 그만의 특별한 철학을 펼치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다. 스피넬리 킬콜린에서는 리사이클 금을 사용한다. 재료는 미국 내 리사이클 금 공급처에서 수급한다. 이렇게 하면 금 자체를 재활용할 수 있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새로운 금을 찾고 공급받으면서 발생하게 될 탄소발자국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얼리의 역할에 대한 그의 철학도 지속가능성을 우선으로 한다. 그는 신체의 일부처럼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주얼리를 만드는 게 목표다.

“주얼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이 착용했던 장식물이죠. 나는 지금 끼고 있는 반지(갤럭시 링)를 매일 하는데, 달리 말하면 이 반지는 나의 신체 일부처럼 내가 겪은 모든 일들을 함께 경험하면서 나의 감정의 희로애락을 표현해주는 도구죠. 대화를 하면서 사람들은 손가락을 가장 많이 움직이니까요. 그래서 반지는 내게 장식 그 이상, 안정감을 주는 도구이기도 해요. 아무리 멋진 옷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작아져서 또는 헤져서 버리게 되지만 주얼리는 나와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죠. 다음 세대로 물려주기도 하고. 그래서 주얼리는 타임리스한 도구이고 또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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