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issue&] 멸종위기 생물자원 보전 위한 ‘식물이력의 블록체인화’ 실사례 공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6면

두나무·한수정·람다256이 도입한 ‘식물이력정보관리 시스템’ 주목

친환경 블록체인 ‘BaaS’ 활용 통해
정보 투명성과 데이터 신뢰성 확보
종자 정보 조회 시스템도 구축 계획

박진성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실장이 지난 13일 열린 UDC 2023에 참가해 식물이력정보의 블록체인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두나무]

박진성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실장이 지난 13일 열린 UDC 2023에 참가해 식물이력정보의 블록체인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두나무]

최근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소셜 임팩트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은 이력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해 공공분야에서의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하는 유용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두나무·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람다256이 도입한 블록체인 기반 식물이력정보관리 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시스템은 시드뱅크의 종자 상태와 이동 경로를 블록체인에 기입해 투명한 이력 정보를 공유한다. UDC 2023에서 박진성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실장과 변영건 람다256 부장은 ‘식물이력의 블록체인화’를 위한 실사례를 공유하고, 식물 다양성 보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위해 블록체인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소개했다.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 한수정)은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자원 보전을 위해 자생식물 종자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시드뱅크(Seed Bank·종자은행)’를 운영하고 있다. 영구저장시설인 시드볼트(Seed Vault·종자금고)와 달리 시드뱅크에 저장된 종자는 연구나 증식을 위해 활용할 수 있어 종자의 세부 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종자가 식물로 성장해 대규모 증식을 하기도 하지만 기업, 임·농가, 연구기관 등에 분양되는 등 다양한 경로로 이동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식물의 이력정보는 위·변조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정보 투명성 확보’와 ‘데이터 신뢰성’ 확보책 마련이 필요하다.

한수정은 데이터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라는 난제를 해결해줄 힌트를 ‘블록체인’ 기술에서 찾았다. 단계별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것으로 데이터 조작을 방지할 수 있고, 대중에게 공개돼 누구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축산물이력관리 시스템’과 ‘코로나19 전자예방접종증명(COOV)’ 등이 사용되고 있음에 주목했다.

하지만 한수정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은 초기부터 한계에 부딪혔다. 공공기관이라는 특성상 내·외부 망이 분리된 구조이고, 예산상 제약이 있어 전용 블록체인(Private Blockchain) 구성이 불가능했다. 박 실장은 “두나무와 람다256을 만나며 BaaS(Blockchain-as-a-Service, 서비스형 블록체인)로도 프라이빗하게 블록체인 구성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두나무와 한수정은 지난 7~10월 식물이력정보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민간 클라우드에 하드웨어 인프라를 구축하고, 람다256의 친환경 블록체인 루니버스 BaaS를 활용해 ‘식물이력의 블록체인화’를 위한 첫 발걸음을 시작했다.

시범사업을 통해 구현한 식물이력관리에서는 종자 관련 데이터를 나타내는 ‘뱅크시드NFT’와 ‘분양시드NFT’라는 개념이 중요한 요소로 사용된다. 종자가 시드뱅크에 저장되기 전까지는 레거시 시스템(Legacy System·기존 시스템)에서 관리되다가, 시드뱅크에 저장되면 뱅크시드NFT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뱅크시드NFT에는 종자의 뱅크관리ID·과명·속명·관리기관·발아율 등의 메타데이터(metadata·데이터에 관한 속성정보)가 기록된다. 이후 종자가 분양되면 분양시드NFT를 발행, 분양 이력이 블록체인으로 관리되는 구조다.

두나무는 이처럼 종자에 연결된 식물이력을 ‘시드 바운드 토큰(Seed Bound Token, 이하 SBT)’이라는 최초의 개념으로 정의했다. 종자가 식물원·연구소 등으로 이동해도 그 고유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소유자와 관계없이 연결 정보가 바뀌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식물 ID’를 부여하는 셈이다.

한수정은 종자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이력 조회 스캔 시스템’을 오픈할 방침이다. 흩어져 있던 식물 종자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통합하고 식물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해 생물 다양성 보존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