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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4곳 지나간다" 400억 든 남산곤돌라 학습권 침해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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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이르면 2년 뒤부터 서울 남산에서 곤돌라를 탈 수 있다. 사진은 조감도 모습. [사진 서울시]

이르면 2년 뒤부터 서울 남산에서 곤돌라를 탈 수 있다. 사진은 조감도 모습. [사진 서울시]

이르면 2년 뒤 운행될 서울 남산곤돌라를 놓고 ‘학습권·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예상구간 아래에 학교만 4곳 #서울시 "숲에 가려서 안보여"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남산곤돌라는 중구 남산 예장공원에서 남산 정상부까지 800m 구간에 운행된다. 10인승 캐빈 25대가 노선을 줄지어 빙 돈다. 상하부 승강·하차장에 멈춰 서 승객을 우르르 태우고 내리는 케이블카와 다르다. 곤돌라는 시간당 1500명 이상을 실어 나를 수 있다. 내년 착공, 2025년 11월 준공 목표다. 사업비는 400억원이다.

실제 곤돌라가 다니면 서울 대표 관광자원인 남산을 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부 승강장인 예장공원이 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 가까운 데다 기존 케이블카 대기시간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 6월 이런 남산곤돌라 등이 포함된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 숲’ 사업계획을 발표한 뒤 일각에서 학습권·사생활 침해 우려가 나온다. 곤돌라 노선 일부 구간이 도심을 지나면서다. 예정지 주변에는 초등학교 2곳과 고교 1곳, 대학 1곳, 아동 보육시설 1곳이 있다. 학습권과 사생활 논란으로 무산된 케이블카 조성 사업도 있다. 지난 6월 충북 단양군이 민자 유치방식으로 추진하던 양방산 케이블카사업이 대표적이다.

반면 학습권 등 침해 주장은 ‘기우’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계획 노선과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가 75m가량 떨어져 있는 등 비교적 원거리인 데다, 노선을 지도 위로 그어보면 곤돌라가 우거진 숲을 지나 학교 쪽 시야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남산곤돌라 인근 학교 재단 측 역시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다만 공사 때 철저한 소음과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이 걱정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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