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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쏟아지면 강남보다 동대문·광진구가 더 위험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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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 2020년 집중호우 당시 침수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교 인근 공원의 모습. [중앙포토]

지난 2020년 집중호우 당시 침수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교 인근 공원의 모습. [중앙포토]

서울 25개 자치구 중 동대문구가 침수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종로구·노원구 등은 비가 많이 와도 비교적 안전하다고 한다.

서울시·서울디지털재단·서울소방재난본부는 27일 ‘집중호우 피해 선제 대응을 위한 침수 취약지역 분석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8월 최대 400㎜ 폭우로 피해를 본 서울시가 기상 이변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했던 연구 결과 보고서다.

종전에도 서울시는 침수 취약 지역 정보를 담은 디지털 침수 지도를 만들고 ‘서울안전누리 재해지도’에서 예상 침수 지역을 공개했다. 이에 비해 이번 보고서는 강수량·풍량 등 기상 요인뿐만 아니라, 119 신고 위치·빈도, 노후건물, 반지하 건물 등 사회적 요소까지 16가지 기본 데이터를 분석, 10점 만점으로 환산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침수 위험도가 높다는 의미다.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서울시 전역을 5만7000여개 지역으로 세분한 다음 침수 취약지수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분석 결과, 서울에서 집중호우는 갈수록 빈번해지는 추세였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8.5일이던 집중호우일 수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6일로 1.88배 증가했다. 집중호우는 1시간 동안 15㎜ 이상 내리거나, 일간 누적 강우량이 60㎜ 이상인 것을 말한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자치구별로 보면 동대문구(2.45점)가 침수에 가장 취약했다. 이어 광진구(2.27점)와 영등포구(2.23점)·중랑구(2.23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자치구는 상대적으로 지하·노후 건물과 맨홀이 밀집해 있거나, 최근 5년간 침수 피해 신고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광진구·중랑구 일부 지역은 고도가 낮은 지리적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종로구(1.70·25위)·노원구(1.74·24위)·서초구(1.75·23위) 등은 대체로 비가 많이 내려도 안전했다. 침수 취약 시설이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한휘진 동대문구 도시건설국장은 “(비 피해를 막으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31개 빗물 펌프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또 수압에 열린) 맨홀 뚜껑 안으로의 추락을 방지하려 안전설비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행정동 단위로 분석한 결과도 눈길을 끈다. 종로구는 대체로 침수에 안전하지만, 종로구 창신2동(3.20)은 서울에서 가장 취약하다. 노후한 봉제공장과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비상시 침수 피해를 대비해 수중펌프·수방모래를 비치하는 등 비 피해 예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구별 통계와 행정동별 통계 결과에 다소 차이가 있는 것과 관련, 박지혜 서울디지털재단 AI빅데이터팀 박사는 “같은 종로구라도 창신2동과 지대가 높은 평창동(1.17)은 차이가 컸다”며 “입지·환경 편차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랑구 면목본동(3.13·2위)도 침수 대비가 시급한 곳이다. 면목천과 중랑천이 만나는 이곳은 서울에서 반지하 건물이 가장 많다. 통상 지대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강북구 송천동(3.09·3위)·번1동(3.07·4위)·수유3동(3.04·6위) 등도 위험지대였다. 이들 행정동은 고도가 높지만, 맨홀 개수가 많고 지하층 건물이 밀집해 있는 공통점이 있다.

윤득수 서울소방재난본부 안전지원과장은 “전체적으로 침수에 취약한 지역이 강남보다 강북에 많았다”라며 “이번 분석 결과를 활용해 취약 지역 순찰을 강화하고, 붕괴·추락위험물 등 위험 요인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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