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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객 제주 찾는건 좋은데…‘카지노 범죄’도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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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제주시에서 중국인 간 카지노 관련 집단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 제주동부경찰서]

지난 14일 제주시에서 중국인 간 카지노 관련 집단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 제주동부경찰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카지노를 둘러싼 중국인 간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27일 중국인 지인을 감금한 혐의(공동감금)로 A씨(36) 등 중국인 5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 23일 오전 6시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제주시 한 호텔 객실에 30대 중국인 B씨를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B씨는 A씨로부터 카지노 도박자금 약 5000만원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A씨가 이자율을 첫 약속 당시 10%에서 20%로 올리고, B씨가 거래를 무효화 하려 하자 B씨를 가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중국인 4명은 제주 카지노에서 처음 만나 알게된 사이로, B씨를 감시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제주에서는 지난 19일에도 카지노와 관련한 감금 사건이 있었다. 중국인 C씨(30)는 이날 오전 1시45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약 20시간 동안 제주시 한 호텔 객실에 30대 중국인 D씨를 감금한 혐의로 입건됐다. C씨는 경찰에서 “D씨가 카지노 자금으로 빌린 3600만원을 제때 갚지 않았다”며 “폭력을 행사하거나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C씨와 D씨는 제주에 무비자로 입국한 뒤 카지노에서 만난 사이로 파악됐다. 중국인은 관광 목적으로 제주에 30일간 무사증(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제주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로 2020년 2월 중단했던 무비자 입국(시리아·이란 등 23곳 제외)을 지난해 6월 재개했다.

도박자금을 놓고 중국인끼리 집단폭행하는 사건도 있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14일 집단으로 중국인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로 중국인 7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제주시 한 아파트단지에서 40대 중국인 1명을 집단 폭행하고 가방을 빼앗은 혐의다.

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자가 카지노에서 도박 자금 1억원 상당을 빌렸다가 돈을 잃고 잠적하자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변장용 옷가지와 도피 장소를 마련해 준 혐의(범인도피)로 또 다른 중국인을 조사 중이다.

제주 카지노에서 돈을 빼돌렸다가 중국 공안에 덜미를 잡힌 사례도 있다. 지난 9월 초께 카지노 에이전트 업체 직원 20대 중국인이 제주시와 서귀포시 모 호텔 카지노 두 곳에서 중국 국적의 VIP 고객이 맡긴 약 7억8000만원을 몰래 인출해 중국으로 도망쳤다가 공안에 체포됐다.

경찰은 올 들어 제주로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카지노와 관련된 강력범죄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34만5412명으로 지난해(8290명)보다 41배 이상 늘어났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 들어 제주 지역 8개 카지노를 이용한 외국인 수는 약 30만 명으로 이중 대부분이 중국인으로 파악됐다. 또 지난 10월 기준 제주 외국인카지노의 총매출액은 1995억원으로 지난해(807억)보다 1188억원(147%) 늘었다. 외국인카지노 매출액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093억원 이후 2020년 693억원, 2021년 488억원 등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사건 초기부터 경찰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신속한 검거와 엄정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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