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與살생부' 당무감사…"당협위원장 46곳 컷오프 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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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월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신의진 당무감사위원회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월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신의진 당무감사위원회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스1

내년 4·10 총선을 135일 앞두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전국 당무감사 대상 당협위원회의 22.5%에 달하는 46곳의 당협위원장 교체를 지도부에 권고키로 했다.

신의진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당무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당무감사는 8월부터 약 4개월 동안 전체 253개 당협 가운데 사고 당협을 제외한 204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신 위원장은 “형식과 절차를 정하고 현장에서 실시한 감사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까지 합쳐 신중하고 공정하게 평가하려 노력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춰 총선 경쟁력을 염두에 둘것이란 원칙을 지키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는 당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며, 총선 공천관리위원회에 상세히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전체 당협을 대상으로 당무감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한 것은 3년 만이다. 국민의힘은 미래통합당 시절 21대 총선에서 참패한 뒤인 2020년 이양희 당무감사위원장을 필두로 원내 당협 83곳과 원외 당협 138곳에 대한 당무감사를 진행했다. 당시엔 현역 의원인 당협위원장의 평가 순위를 발표하고, 원외 당협위원장 가운데 49명의 교체를 건의했다.

특히 이번 당무감사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만큼 현역 의원 사이에서는 사실상의 컷오프(공천배제)를 위한 ‘살생부’로 작용할 것이란 말이 돌았다. 앞서 당 혁신위원회도 ‘현역 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 원칙’을 지도부에 권고했고, 총선기획단 역시 평가 하위 현역의원의 20% 이상을 컷오프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내년 공천에서 현역 의원에 대한 대폭 물갈이가 예고된 상황에서 당무감사가 진행된 것이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민 마음 총선기획단 1차 회의에서 이만희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민 마음 총선기획단 1차 회의에서 이만희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에서는 이번 당무감사가 영남권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 신호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주 ‘당무감사 하위 20% 명단’이란 제목으로 현역 22명의 실명이 적힌 명단이 일종의 지라시 형태로 정치권에 돌았는데, 해당 의원 대부분이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에 집중돼 있었다. 신 위원장도 이날 결과를 발표하며 “46개 하위 당협 이외에도 원내 국회의원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와 정당 지지도를 비교했을 때 개인의 지지도가 현격히 낮은 경우 문제가 있음을 공관위에 권고하기로 했다”며 “그 비율은 (현역 의원이 많은) 영남과 수도권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당무감사 결과로 인해 당이 술렁이는 것을 막기 위해 철통보안을 유지하고, 만일 결과 유출이 있을 경우 엄정 대응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지난 24일 윤희석 대변인 명의로 지라시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며 “관련내용을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27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주 (근거없는) 명단이 돌았는데 당 지도부가 법적 대응키로 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신 위원장도 이날 “당초 상위 순위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공관위가 출범 전인 만큼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현역은 배현진(서울 송파을) 의원, 원외는 나경원(서울 동작을) 전 의원이 각각 당무감사 결과 1등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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